본문 바로가기

笑山박보영 이야기/"은퇴 후 아름다운 삶을 위한 '151030'전략"

은퇴를 두려워만 할 일인가?


은퇴는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다.
모든 인간이 죽음을 만나는 것처럼 말이다. 은퇴는 나의 선
택에 의해서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타인에 의해서 예고
없이 닥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두려워한다. 두려워하는 이유는 나의
선택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예고 없이 또 어쩔 수 없이 은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나에게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일
것이다. 이런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은 과연 은퇴 후의 삶을 아
름답게 할 수 있을까?
은퇴 후의 삶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자. 누구나 은퇴를
맞게 된다. ‘지금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 하
며, ‘나에게는 은퇴는 멀었다. 아직 은퇴를 걱정할 때는 아니
다.’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그때가 은퇴를 준비할 시점이라고
본다.
그러면 과연 은퇴를 두려워하고만 있어야 할 일인가?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은퇴를 두려워
하지 않으려면 바로 은퇴 후의 삶의 기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미리 준
비하는 것이 적극적인 방법이다.
지금은 직장에서 잘나가고 있지만 은퇴 후의 삶은 그 누구
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은퇴 후 삶에 대해서 계획을 철저
히 세워 준비하는 사람만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은퇴 후 삶의 기간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주 길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 기간이 없는 듯 짧을 수도 있
다. 또 이 기간을 맞아들이는 사람마다 그 기간의 삶의 질은
천태만상이 될 것이다.
행복한 삶의 연속인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불행하거나
심지어 참을 수 없는 고통의 긴 터널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에 어떤 사람에게는 은퇴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거나 하고 싶
은 것만 해도 괜찮은 은퇴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로 부
각되기도 할 것이다. 혹은 은퇴가 어마어마한 큰 사건으로 다
가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은퇴를
미리 생각하고 대비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은 틀림없다.
은퇴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
냄’이다. 한가히 지냄에 대하여 생각이 머무른다. 어떻게 한가
히 지낼 것인가? 한가히 지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한가히
지낸다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뜻도 들어있다. 바쁘지 않고 천
천히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할 일 없이 시간을 소일한다는 것
을 생각하게 한다. 할 일 없이 시간을 소일하는 생활에서 일어
나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이러한 문제들로 인
하여 은퇴를 두려워한다고 할 것이다. 일어나는 문제는 경제
적인 문제, 가정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시간을 보내는 방
법의 문제, 즐길 줄 모르는 문제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
겠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로 인하여 발생하는 증후군이 있다.
바로 은퇴증후군(隠退症候群)이다.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오랫동안 직장생활
을 마치고 은퇴 후에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거나 질병이 생기
는 사람들이 있다. 장년기 은퇴 과정에서 역할 변화 스트레스
때문에 은퇴 후 1년 이내에 우울감, 무기력, 감정변화, 소화불
량,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은퇴 증후군’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이나 가정을 신경 쓰지 않고 바쁘게 일만 하며
지내던 사람에게서 많이 생기며, 은퇴과정을 성숙하게 받아들
이고 적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하였다.
심리학자 리카르트는 노화와 은퇴를 잘 못 받아들이는 유형
을 4가지로 나누었다.
은퇴 이전의 힘들었던 업무의 책임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차
분한 삶을 살기 위해 쉬려고 하지만 지나치게 외부활동을 회
피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경우에는 ‘은둔’형이 아닌지 의
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에 은퇴 후 줄어든 역할에서 소외되
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려고 지나치게 사회활
동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무장’형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실패나 불행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모든 일에 불평하며 화를 내는 경우에는 ‘분노’형을 의심할 수
있다.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반대
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며 자책하는 경우는 ‘자학’형이
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어떤 형에 속할까?
한편 심리학자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주기 중에서, 60대 이
후의 노년기에는 자신의 삶과 주위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통
합’을 이루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통합에 실패하면 ‘절망감’과 ‘분노’를 경험한다고
한다.
젊을 때에는 주로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지만, 노년기에는
과거를 많이 회상하게 되며 자기 인생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
다. 자신의 인생과 나이 듦을 받아들이고 통합에 성공하는 사
람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
정 없이 지내는 ‘성숙’한 노화를 겪게 되고 자신의 은퇴 스트레
스에 잘 적응하게 된다.
반면에 불만족스러웠던 점들에 더 신경 쓰는 사람들은 절망
하고 슬퍼하며, 은둔, 무장, 분노, 자학과 같은 잘못된 적응과
정을 겪게 된다.
은퇴를 두려워할 일만은 아니다.
은퇴라고 하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 전체를 정리하는 ‘나의 삶’
이라는 작품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
은퇴 후 노년기의 삶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난 삶
의 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나는 어떻게 늙
어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은퇴라는 삶의 매
듭에 자신을 성찰하고 필요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시기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다가올 은퇴라
고 하는 사건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두려워할 일이 아
니다.
양경일 다사랑 병원 원장은 가족이나 친지들은 자신의 인생
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은퇴자가 잘못된 적응과정으로
건강을 잃지 않도록 그동안의 노력에 대하여 감사와 존경을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은퇴자 자신의 노력, 주위 사
람의 격려와 배려가 성숙한 적응과정을 거쳐 은퇴자가 인생의
‘통합’을 이루어 몸과 마음의 평안을 얻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됨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한다.

("은퇴 후 아름다운 삶을 위한 '151030'전략" 본문중에서)

교직에서 정년 퇴임후 대립토론교육전문가로 활동하는 필자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