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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9)

4월 17일 일요일 제6일차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청원 >

<기상>오전 5

<출발>오전 7

<도착>오후 125

<걸린시간> 5시간5(걸음수는 27,841)

<출발-----도착>

Estella - Los Arcos 22km

<숙소>Casa de la Abuela

숙소는 2인실 45유로 숙소 마크는 할머니 사진으로 하고 숙소이름도 할머니 이름으로 abuela라고 했다.

6일째 비싸지만 21실 준 호텔급이다. 45유로 세탁과 건조 다 된다.

<오늘의 몸 상태>

아침에 일어나면 몸 상태를 점검한다. “감사합니다.” 몸 상태가 양호하다. 다만 어깨뼈에 조금 통증이 있으나 견딜 만하다. 어제 저녁 온통 몸이 가려웠다. 지금도 여전하다. 술 때문인가?

<오늘의 묵상>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나에게 오너라.” 오늘은 특별히 성경의 이 구절이 생각난다. 떠오른다.

나의 등에 있는 짐 바로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다. 이 짐을 지고 오늘도 걷는다. 내가 아들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의 다짐을 한다.

참고 이해하고 기다리고 들어주고 격려하고 말을 아끼고 바로 이런 것들.

힘들고 어려운 마음의 짐일 수도 있다. 순례길에서 나는 해 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예삿일은 아니다. 내가 메고 가는 짐(배낭은)이 아침에는 가볍다. 점점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면 서서히 나를 짓누른다. 문제는 마음이고 체력이다.

그렇다

마음잡고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나의 순례길의 과제이다. 그러나 이것은 주님께서 함께 해 주셔야 이룰 수 있는 과제일 것이다. 열심히 기도하며 주님께 의지 하고자 한다. 주님이 함께 하시어 나를 통해서 주님의 의지가 표현되는 날을 위해서 .

<오늘의 주제> 관대함

제주의 고집불통의 농부가 있었다. 아집이 강하고 자기만 아는 농부이기에

자기 밭을 지키려고 담을 쌓았다. 아주 굳건하게 담을 쌓아 자기 것을 지키려고 하였다. 그러나 태풍만 불어오면 담이 바람에 풍지 박산이 된다. 더 튼튼히 쌓았다. 다음 해 태풍이 오면 여지없이 부서지곤 했다. 다른 집 담은 그대로 있었다. 유채꽃에게 물어보니 나를 닮으라는 것이다

유연하라. 관대하라. 바람과 소통하라는 것이다.

이웃집 담은 바람이 잘 통하게 담을 쌓았기에 아무리 센 바람에도 끄떡 하지 않았다. 관대하고 유연해야 한다.

나는 어떠한가?

아들에게 관대 했는가?

유채꽃의 교훈을 받아 들어 주기로 했다. 관대해 져야 하겠다. 자녀에게,

이웃에게, 나 자신에게 관대해야 하겠다.

<순례길 풍광>

초반부터 오르막

완만하지만 그래도 오르막은 오르막이다

최고 675m까지 가는 오르막도 있고 유채밭을 가로질러 걷기도 한다.

한없는 들판 길을 걷기도 한다. 아름다운 푸른 밀밭 평원을 걸으면서 마음이 설렌다. 하늘은 비온 후라서 뭉게구름으로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야말로 둥실둥실 떠 있고 맑고 푸르다. 우리가 가는 정 중앙에만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진풍경이다. 마치 우리를 축복해 주는 듯하다. 날씨는 상쾌하고 마냥 여유로웠다.

길에서 만난 독일에서 온 65세 노인과 사진을 함께 촬영하고 블로그를 주고받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쌍둥이 남매 정말로 재미있게 걷고 있었다. 은행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이곳에 왔다는 아가씨, 뉴욕, 그랜드캐년도 가지 못했다는 두 쌍둥이 남매. 젊은이의 모습이 눈에 띈다.

활기찬 일본 아저씨 정말 가볍게 잘도 걷는다. 떠버리기도 잘 하고 이사람 저사람 잘도 어울린다. 오늘의 순례길은 힘들지 않게 걸어온 듯하다.

물론 힘든 것은 매일매일 반복이지만 오늘의 기분은 다르다.

< 오늘의 주제> 그림자를 본다

그림자는 나의 체력과 비례하는 듯하다

우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걷기에 그림자를 앞세워 걷는다.

늘 그림자를 앞세워 걷는다.

그림자의 길이와 나의 체력은 비례하는 듯하다

그림자가 길 때 즉 아침 시간에 체력은 왕성하고

점점 짧아지면서 체력은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그림자가 진하면 햇빛이 강하고

그림자가 흐리거나 없어지면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었거나 비가 온다

순례길의 그림자는 순례길의 이야기를 만든다.

<주일 1시 미사에서>

스페인어로 하는 미사

이국사람들 틈에서 보는 미사

미사의 흐름은 만국 공통

하지만 어색하다

주님과 함께 하니 마음은 편안하다

성체 후 눈을 감고 묵상하다 눈을 뜨니 이곳이 천국인가

금빛 찬란한 성당에서의 천국을 보았다

이렇게 살아야지

눈앞에 펼쳐진 천국을 보면서 천국에 들기 위해 희생하며

이웃을 배려하며 스스로 덕을 쌓으며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를 바치고 8가지 덕을 쌓아야 이런 천국에 들지 않을까

8가지 불행과 덕:

크리스토퍼 제이미슨은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8가지 생각에서다음과 같은 여덟가지를 지목하였다.

여덟 가지 생각은 언제든 우리의 안녕을 방해 할 수 있다.

즉 육체에 관한 것으로 탐식, 음욕, 그리고 탐욕이다

마음과 정신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으로 분노, 슬픔 그리고 아케다(무심함)이다

영혼에 관한 것으로 허영심과 교만이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여덟 가지 덕을 찾을 수 있다.

육체에 깃든 세 가지 덕은 절제, 순결한 사랑 그리고 후한 마음가짐(관용)

마음과 정신의 세 가지 덕은 온유함, 기쁨 그리고 영적인 깨달음

영혼의 두 가지 덕은 관대함과 겸손

바로 여덟 가지 덕이다.

< 아버지/ 아들의 마음 나누기 >

아버지, 예전에 일본어를 배우셨으면 도움이 되지 않으셨을까요?

말이 없었다.

나는 일본이 싫어서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

순례길 끝나고 가면 영어를 더 공부해야겠다고 한다.

영어는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했더니 일상 영어가 아니라 고급 영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래라 아무렴 그래야지 이런 아들의 말에 동의를 하며 마음이 흐뭇해진다. 지금도 영어를 잘 하지만 격이 높은 영어를 공부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진은 책을 쓰실 분이나 많이 찍으시고 특히 외국인과 함께하는 사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니 책은 나 혼자 쓰는 것이 아니고 너와 함께 해야지 했더니

코멘트를 해 줄 수 있다고 하기에 함께 쓰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을 운을 띄었고 강요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아들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기를 원하고 있다

아버지의 특이한 점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아버지는 외국인과 처음 만나는데

또 처음 시도하거나 부딪칠 때 쫄지 않으세요

쫄기는 왜 쫄아? 쫀다는 말에 나는 의아했다.

너는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가 왔는데 외국인을 만나서 쫀다는 말을 하니 이상했다.

아들은 아직도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 나타난다.

순례길 걷기가 끝나면 고쳐지기를 기도 한다

처음에는 순례길이 힘들고 왜 했나 했더니 이제는 재밌고 멋있고 할만하다는 것이다.

2-3년 후 다시 오겠다는 것이다

예산 관리에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다.

좀 더 먹는 것에 아껴 써야지 하지 않겠나 좀더 쓰더라도 먹는 것에는 소홀히 하지 말자고 했다

내가 한국에서 FIC(fast food. instant food. carbonated drink) 관련 음식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기에 아들도 걱정이 많다.

나는 이제 이곳에서는 다 풀기로 했다.

먹어야 걷는다.

이것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도 아니기에 먹을 것은 먹고 끝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음식은 가리지 않고 그래 먹도록 했다.

걱정해주는 아들에게 미안하다.

한국도 아닌 스페인에서 fic 관련 음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여년 동안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연구하며 fic 관련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게 하지 말라고 운동을 펼쳐온 사람이기에 이것 또한 고민하여 결정했다.

<오늘의 주제> "겠지" & ""

순례 길에서 "겠지"는 희망이다

순례길에서 ""은 피해야 한다.

"겠지"는 환희를 부르게 한다.

""은 후회를 동반한다.

터덜터덜 걷는 나의 발걸음이지만 저 모퉁이만 돌면 동네가 나오"겠지"

산모롱이를 돌아보니 쉴 수 있는 동네가 보이네.

야호

거의 다 왔다

힘든 고통은 이제 끝이다.

산모롱이를 돌아보니 끝이 안보이네

아이쿠 이제 죽었구나 한숨만 터져 나온다

어젯밤에 잠을 더 자 둘 ""

오늘 식사로 과일을 곁들일 ""

어제 숙소에서 샴푸를 보충할 ""

순례길에서 신발은 가벼운 것으로 신을 ""

물통은 두개 준비 할 ""

모두 "" 후렌드를 멀리 해야 한다.

"" 후렌드는 쓸데 없는 후회만 만든다.

순례길에서 ""은 동반 하지 말아야 할 친구다.

순례길에서 "겠지"는 맞으면 기쁨이고

틀리면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순례길에서 ""을 가까이 하면 괴로움.

멀리하면 가벼움을 준다

<오늘의 주제> 순례길의 정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당에서 출발해서, 성당을 거쳐서, 성당으로 가는 길이라고 칭할 수 있다

모든 길은 성당으로 통하도록 되어 있다. 마을을 통과하는데 마을 중심부에는 성당 있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아들과 함께 순례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체력과 그림자와는 비례한다
만나는 성당마다 특색이 있다
순례길의 풍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