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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이야기-할머니에게서 배운 여성을 위하는 마음

笑山 박보영 2013. 4. 29. 07:43

여덟 번째 이야기

할머니에게서 배운 여성을 위하는 마음

 

아버지가 중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이야기 한 가지 들려줄까?

수지 할머님 즉, 나의 어머니는 서울에서 태어나셔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셨는데 공부를 무척 잘하셨단다.

중매로 할아버지를 만나 결혼하여 용인으로 시집오셔서 시골에서 시집살이를 하셨단다.

할머니의 시어머니의 시집살이가 너무 심하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시는 것을 아빠가 직접 보면서 내가 어린나이에도 할머니(너에게는 증조할머니)를 미워할 정도로 아빠의 어머니를 가슴 아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단다.

할머니는 박씨 집안에 시집와서 집안 식구들이나 시댁의 형제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현명하게 처리하여 우리 박씨 집안에서는 어머니를 모두가 좋아하고 존경하였단다.

아빠도 어머니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배려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 느끼며 어머니의 성품을 본받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단다.

사춘기일까, 중학교 시절 아빠는 많은 생각을 했지. 왜 어머니(수지 할머니)가 우리 집안에 시집와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감내하며 살아가시는 것일까?

그 똑똑하고 명석하신 분이 시골로 시집을 와서 이런 생활을 할까?

그런데 어머니의 의성 김씨 성은 온데간데 없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의 제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고칠 방법은 없을까?

이런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몇 날 며칠 밤을 새며 고민하였단다.

고민 끝에 당시 면사무소를 찾아가서 해결할 길을 찾아 상담하고 법을 고쳐보려고 이 사람 저 사람 많은 사람을 만났단다.

하지만 중학생인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포기하였지.

지금은 아버지 성과 어머니 성을 함께 쓸 수 있는 제도가 생기기도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여자도 가정의 멤버이고 여자도 가정이나 사회에서 인격적인 대접을 받으며 생활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지금은 양성 평등사회가 되어가고 심지어는 여성 우위 시대가 되어가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가정에서 여성의 인격이 무시당하는 모습들을 종종 본단다.

그래서 아빠가 성인이 되어 아빠의 동생들을 아빠의 힘으로 공부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인천에 근무할 때 고모 3명을 학교에 보내면서 함께 생활했던 적이 있다. 네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이런 이유들로 해서 엄마와의 결혼 생활에서도 여성으로서의 인격을 존중하는 매너를 발휘하게 되었던 것이다. 좀 팔불출 아니 닭살부부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엄마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이런 모습은 엄마도 아빠를 잘 이해해주고 아빠가 하는 일에 전적으로 지원을 해주었던 덕분이지. 엄마는 늘 의논 상대였고, 정확한 판단으로 나를 도와주었단다. 바로 아내의 역할을 잘 해주었다고 생각한단다.

늘 내가 하는 말, 가정은 부부가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는 것,

가정문화는 부부가 공동으로 창출해가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너희 부부가 공동으로 힘을 모으고 지혜를 발휘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아름다운 가정문화를 만들어 가거라.

아내로서 그 능력을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노력 없이는 절대로 이룰 수 없단다.

고뇌 없이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것이 아름다운 가정 공동체라는 것을 늘 명심하기 바란다.

서로 신뢰하지 않고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 가정이고 부부생활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