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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행복을 생각해보자" 아홉번째 이야기

笑山 박보영 2013. 5. 2. 07:00

특별한 행복을 생각해보자

수지야!

지난 날 우리는 행복했었니?

그러면 지금 우리는 행복할까?

아빠는 행복했었다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이 행복한 날은 아니었지만 행복한 날이 되도록 기도하였고, 행복한 마음을 갖도록 끊임없이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세 편의 이야기를 해 주겠다.

첫 번째 이야기는 나치스에 잡혀 수용소 생활을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 가련한 사람은 날마다 고문을 당한다. 어느 날 나치스가 그를 다른 감방으로 옮긴다. 그런데 그 방에는 작은 창문이 있어 그리로 낮에는 푸른 하늘이, 밤에는 별들이 보인다. 그가 뛸 듯이 기뻐하며 뜻밖의 행운을 가족들에게 편지로 알린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내 방을 보았다.

내게는 마음 놓고 감상할 드넓은 자연이 있다. 어디든지 원하는 곳이면 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런데도 나는 그 가련한 사람이 맛보았던 것과 같은 희열을 과연 얼마나 경험하며 살고 있는가?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시베리아 집단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새벽, 운 좋게도 빵 한 개를 손에 넣는다. 그는 생각한다. 빵 조각을 조금 남겨두었다가 이따 밤에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을 때 먹어야지. 하루 노동을 마치고 돌아와 고된 몸을 눕힌 그가 얇은 담요를 덥고, 오늘은 참 재수좋은 날이었어. 찬바람 맞으며 야외작업을 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오늘 밤엔 배가 고파서 잠이 깨었을 때 먹을 빵도 있잖아?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행복하게 웃는다.

그가 행복하게 웃었단다. 믿어지니?

세 번째 이야기다. 전신이 마비된 한 여인이 있었다. 그는 무척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물었다.

무엇이 당신을 이토록 행복한 얼굴로 살게 하는 거요?

그녀가 답했다.

나는 아직 살아있어서 온갖 놀라운 일을 겪을 수 있고, 아름다운 일도 할 수 있지요.

마비된 몸으로 입원해있으면서 행복으로 충만하다니 얼마나 특별한 여인인가!

수지야,

행복은 바깥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밖에서 찾을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라. 아니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작품을 통해서 고향과 향토와 조국에 깊숙이 그 영혼의 뿌리를 내린 독일의 시인 휄덜린(Hölderlin)은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거든 그 모든 것이 너에게 축복이 되리라. 기쁨을 향해 돌아서라!

아빠는 어려울 때 이 글을 음미하며 마음을 돌리곤 하였단다.

사람이 살면서, 부부생활을 하면서, 가정을 꾸리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고, 행복이 나에게는 없는 듯이 느껴질 때가 허다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행복을 바깥에서 찾지 말고 너의 마음을 돌리는 삶을 살아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