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토론으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야기

순천기적의 도서관에서 하는 어린이 토론교실에 다니는 정혜지는 말한다

笑山 박보영 2013. 5. 28. 11:11

순천기적의 도서관 '어린이 토론교실'에 다니는 정혜지는 말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4시부터 6시 대립토론 기초반 그리고 화요일 오후4시부터 6시 대립토론 심화반이 운영된다.

"순천기적의 도서관 어린이 토론교실"이다.

12주 단위로 시작되는 어린이 토론교실은 20명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양에서 오는 학생도 있고 왕복 4시간정도 걸리는 산청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다

오늘은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정혜지학생 토론수업 소감을 올린다.

 

"일석이조(一石二鳥) 아니! 일석오조(一石五鳥)까지 가능한 가치 있는 수업"

어린이 토론교실 5학년 정혜지

대립토론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내가 4학년 때 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쯤 이다. 나의 사랑하는 엄마께서 기적의 도서관에서 대립토론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셔서 바로 신청 하게 되었다. 다니기 전에는 왜 재미없고 지루한 수업을 들어야 하냐고 엄마께 짜증스러운 얼굴로 왜 수강신청 했느냐고 투덜거리며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처음 대립토론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짜증냈던 것이 매우 후회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대립토론이라는 수업이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업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업을 참여하면 할수록 흥미가 샘물처럼 솟아나기 시작하였다. 내가 알고 있던 토론은 그냥 찬반으로 갈라서 서로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토론 이었지만, 대립토론은 그런 토론들과는 매우 달랐다.

 

대립토론은 무조건 자기의 주장만 내세우며 이야기하는 토론이 아니라 팀워크와 일정한 규칙이 있어 그 규칙에 따라 토론을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규칙을 점점 알아갈수록 재미있어지고 다음 수업이 있는 시간이 자꾸만 기다려졌다. 맨 처음 토론을 했을 때 대립되는 팀에게 패배를 하게 되어 좌절감도 들기는 했지만 대립토론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에 금방 사라졌다. 그러면서 점점 토론에 대한 준비가 많이 갖추어지게 되어 토론에서 점점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대립토론에서 승리한 만큼 웃음도 많았고 노력도 많았다.

 

한 달이 지난 것만 같은 데 기초반도 끝내서 심화반 까지 가게 되었다. 그러나 심화반에서 토론을 잘하는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이 많아서 기죽을 뻔 했는데 이 계기로 더욱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열심히 하는 만큼 기억에 남는 것들이 더 많았다.

특히 스스로 근거자료를 조사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았고 재미있었다. 때로는 근거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조심스레 선생님께 가서 그 주제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였다. 근거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설문지를 만들어서 길 가던 친구들, 언니, 오빠, 어른들께 설문조사를 하였던 것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자료조사하거나 근거자료를 찾는 것이 습관화 된 것은 아니다. 처음 내가 토론팀이 되어 주제에 맞는 자료를 찾을 때에는 어떤 자료를 어디에서 찾을지 몰라 너무 막막했다. 오로지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고 그곳에서 찾지 못하면 짜증을 내고 자료 찾는 것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신문을 읽기 시작하게 되었고, 신문을 읽으면서 토론에 대한 시사적인 자료와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매일 신문을 읽기 시작하였다. 때로는 중간 중간에 다음 주제에 맞는 근거자료를 쏙쏙 나오기도 하였다. 이렇게 자료들을 찾는 습관이 몸이 배어서 지금도 책이나 신문을 볼 때 대충보지 않고 집중해서 보는 습관과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고 학교에서 글짓기를 할 때 이런 습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립토론을 다니면서 요약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이제 나의 새로운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 보다 나의 습관을 바뀌게 하는 것은 대립토론에서 입론 자나 최종발언자를 할 때에는 팜 카드를 만들어서 발표를 한다. 그래서 팜 카드는 모든 내용을 다 적는 것이 아니라 줄거리 즉 요약만을 적게 되기 때문에 요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게 되었다. 질문자를 할 때에는 상대편이 말할 때를 집중하여 잘 들었다가 메모하여야만 반박을 잘 할 수 있어서 메모하는 습관도 몸에 배이게 되었다.

 

그리고 발표할 때 자신감과 리더십이 생겼다. 나는 발표할 때 나도 모르게 책상을 집고 하거나 확신 없는 말을 자주 쓰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나 대립토론은 나의 이런 잘못된 말과 버릇을 고쳐주었고, 리더십도 나도 모르게 향상되었다. 나는 항상 학교에서 모둠활동을 할 때 내가 우리 모둠의 중심이 되어서 이끌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행동으로 실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립토론 수업을 하면서 발표자의 발표를 경청하는 습관도 길러졌다. 항상 다른 사람이 발표를 할 때 눈을 마주치며 경청을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나 발표자가 발표하는 내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반론을 제시하는 사고를 길렀다. 또한, 대립토론을 하면서부터 협동심이 길러졌다. 찬성 쪽 또는 반대쪽으로 구분되어 토론을 하기 때문에 팀원들과 서로의 자료를 공유하면서 토론 준비를 하고 보충하게 되어 팀워크를 위해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협동심이 생기게 되어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요즘은 화요일 대립토론 심화반 수업이 나의 방과 후 학습활동시간과 맞지 않아 기초반을 수업에서 다시 배우고 있는데, 기초반 친구들과 언니, 동생들이 모두 내가 잘한다며 어떻게 하면 되냐고 하면서 자기들도 가르쳐 주라고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고 뿌듯하게 된다. 21세기의 리더가 되려면 꼭 대립토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립토론을 배우고 있는 것이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