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학교(Debating School)

📚 “책 읽어주기로! 아이가 독서광이 되었어요”(21)

笑山 박보영 2025. 9. 23. 20:06

-책 읽어주는 부모, 책 사랑하는 아이: 아자! 가가꾸소 실천기-

 

스물한 번째 이야기

“이 책 읽어주세요…” 조심스레 내미는 그 마음

어느 날, 아윤이가 책 한 권을 조심스럽게 들고 와서 말합니다.

“이 책… 읽어주세요.”

그 책은 『그리스와 로마 신화(352쪽)』, 『왜요? 왜요? 왜요?(127쪽)』, 『스페인은 맛있다(345쪽)』 같은 제법 두툼한 책들이었습니다.

책 두께부터 남다른 이 책들을 읽어주는 데는 어른으로서 나름의 웃지 못할 사연이 많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처음 『그리스와 로마 신화』를 아윤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주세요!”라고 했을 때,

사실 마음속으로는 살짝 당황했습니다.

내용도 길고, 이름도 낯설고, 이야기 흐름도 복잡한 데다가, 발음조차 쉽지 않은 고전 신화이니까요.

어른인 우리에게도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아윤이 앞에서는 절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너무 어려운데…”

“좀 짧은 책으로 바꾸면 안 될까?”

이런 말은 입 밖에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표정, 말투, 태도 모두 조심하며,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그리스와 로마 신화』.

의외로 아윤이는 끝까지 집중해서 듣습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반응하고, 눈빛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몰입합니다.

그 모습에 오히려 읽어주는 어른이 감동을 받습니다.

그런데 진짜 고비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제발… 이번엔 “또 읽어주세요”는 안 했으면…’

하지만 그 바람은 번번이 빗나갑니다.

“또 읽어주세요!”

아윤이의 반짝이는 눈빛과 함께 다시 책이 펼쳐집니다.

어른은 잠시 멈칫하지만, 이내 웃으며 또박또박 다시 읽기 시작합니다.

“책 읽어주세요.”

이 부탁을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외할아버지는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윤이가 그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이 글을 읽게 될 날이 오면

“아, 어른들이 나를 그렇게 사랑하며 읽어주셨구나.”

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간직해 주리라 믿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건,

두꺼운 책을 내밀 때 아윤이는 살짝 눈치를 봅니다.

어른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싫어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마음이 전해집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우리는 더 따뜻하게 반응합니다.

“와, 이 책 재미있겠다! 같이 읽어보자!”

하고 활기차게 맞아주며 책을 펼쳐 듭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단지 아이를 위한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그 마음에 응답하는 따뜻한 교감의 시간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책 읽어주기’가 얼마나 깊은 사랑의 표현인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 티노 박사의 Tip!

**“책 읽어주세요.”**라는 말은 단순한 요청이 아닙니다.

아이의 기대, 신뢰, 사랑이 담긴 작은 외침입니다.

그 부탁을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책 읽어주기의 진짜 출발점입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부담이 아니라 기쁨, 의무가 아니라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에게도 책 읽는 시간이 따뜻한 추억으로 남고,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