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기로! 아이가 독서광이 되었어요”(53)
-책 읽어주는 부모, 책 사랑하는 아이: 아자! 가가꾸소 실천기-
쉰세 번째 이야기
마술 펜이 그린 시 한 편
글씨 쓰는 것이 무척 재미있나 봅니다.
2020년 7월 16일, 유치원에 다니던 어느 날 아윤이는 자신이 지은 아동시를 외할아버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 7월 16일 (유치원 시절)
〈마술 펜〉
수박을 그림 그려요
내 펜은 마술 펜
수박이 살아나요
시를 읽은 순간, 너무도 놀랍고 기특했습니다.
자신의 펜이 마술 펜이어서, 그림을 그리면 그 그림이 살아난다는 상상!
‘수박’이라는 익숙한 대상을 소재로 잡아내고, 상상과 현실을 연결한 표현력이 놀라웠습니다.
짧은 세 줄로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했고, 순수하고 천진한 느낌이 글 속에 그대로 녹아 있었습니다.
물론 글씨는 삐뚤빼뚤하고 받침도 틀렸지만, 이런 단계에서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글자를 바로잡으려다가는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과 표현 의지를 꺾을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쓰고, 자유롭게 표현하게 해주는 것이 이 시기의 창작에 가장 필요한 태도입니다.
아동문학을 전공한 지인에게 이 시를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훌륭하다며 책을 많이 읽게 해 주고, 때가 되면 직접 창작지도를 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22년 10월 9일, 아윤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 또 하나의 시를 보여주었습니다.
〈나뭇잎 행진〉
신아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을날이면
낙엽들이
행진을 시작합니다
살짝씩 걸음을 떼면
곧바로
팽그르르
춤을 춥니다
표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유치원 시절과 비교하면 글자도 또박또박, 받침도 정확하고 맞춤법도 거의 틀리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상상력과 관찰력이 살아 있습니다.
‘낙엽의 행진’이라는 표현, ‘살짝 걸음을 떼면 팽그르르 춤을 춘다’는 시적 이미지에서 아이의 감성과 언어력이 얼마나 자라났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건, 결국 ‘책 읽어주기’에서 비롯된 성장입니다.
책에서 읽은 것, 상상한 것, 마음속에 담긴 것들이 어느새 넘쳐 흘러 시로 나타난 것이지요.
마치 항아리에 물을 계속 부으면 결국 가득 차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결국 글을 잘 쓰게 됩니다.
부모가 정성껏 들려준 이야기들이 아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그 안에서 창작의 싹이 트는 것입니다.
📌 티노 박사의 Tip!
책을 많이 읽고 들은 아이는 상상과 감성이 자라납니다.
읽고 들은 것들이 마음속 항아리에 쌓이듯 축적되다가, 어느 순간 시, 그림, 말로 흘러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책 읽기의 기적이며, 창작의 씨앗입니다.
받침이나 맞춤법보다 더 중요한 건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창작은 틀림보다 흐름을, 교정보다 공감을 필요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