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기로! 아이가 독서광이 되었어요”(70)
-책 읽어주는 부모, 책 사랑하는 아이: 아자! 가가꾸소 실천기-
일흔 번째 이야기 ※이 연재는 77회로 마감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아윤이의 ‘심심풀이 땅콩’입니다
“외할아버지는 나의 심심풀이 땅콩이야~!”
아윤이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에, 외할아버지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말장난 같지만, 아윤이의 사랑 표현이자, 우리 둘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로서 그저 고맙고 기분 좋은 표현이었지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손주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자고.
놀아주고, 책 읽어주고, 맛있는 것을 해 주며,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면서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게 해주자고.
그렇게 함께 지내며 느끼는 건 분명합니다.
사랑받는 아이는 웃는 얼굴이 많고,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며 바르게 자랍니다.
아윤이는 자주 외할아버지에게 장난을 칩니다.
어깨에 올라타기도 하고, 이불을 덮으며 깔깔 웃기도 하지요.
“그만 귀찮게 해라.” 누군가 말해도, 아윤이는 듣지 않습니다.
외할아버지를 진짜 ‘심심풀이 땅콩’처럼 여기는 겁니다.
가끔은 아윤이 엄마가 전화로 당부하듯 말합니다.
“아윤이가 외할아버지 뵈러 가면, 잘못할 땐 혼내주세요. 그냥 받아주기만 하면 안 돼요.”
그 말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다짐합니다.
교육은 부모가 하고, 외조부모는 사랑으로 품자.
잘못한 일이 있으면 부드럽게 타이르고, 예의에 어긋나는 일은 조용히 짚어줍니다.
그러나 ‘그만 좀 귀찮게 해’라고 하며 아윤이의 애정 표현을 막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결과일까요?
아윤이의 ‘좋아하는 사람 순위’에서 외할아버지는 엄마 다음으로 2위랍니다.
물론 외할아버지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윤이를 위해 힘들어도 함께 놀아주고, 꾸준히 책을 읽어주었기 때문에 이 랭킹이 유지되는 건 아닐까?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흐흐)
외할아버지가 아윤이에게 자주 읽어주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여섯 가지 습관으로 최고의 아이가 되는 법』이라는 책입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습니다.
-정직해야 한다.
-공평해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
-다정해야 한다.
-지혜로워야 한다.
이 책은 정말 수십 번도 넘게 읽었습니다.
아윤이도 내용 대부분을 외우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그 책 속의 말들이 아이의 내면에 자라나고 있었던 걸까요?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윤이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잠에서 깬 아윤이가 엄마 옆으로 왔고,
엄마는 스피커폰을 켜며 말했죠.
“아윤아, 외할머니한테 인사드려.”
그런데 아무 말이 없습니다.
외할머니가 “아윤아~” 몇 번을 불러도, 아윤이는 조용합니다.
그러자 엄마가 외할아버지에게도 전화를 넘기며 말했습니다.
“아윤아, 외할아버지 오셨어. 인사드려야지.”
그러자 그제야 대답이 나옵니다.
“외할머니에게도 인사를 안 했는데, 외할아버지에게 먼저 인사하면 공평하지 않아요.”
이 말에 모두가 웃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잠에서 막 깨어 인사가 쑥스러웠던 것인데,
그걸 *‘공평’*이라는 이유로 표현해낸 아윤이의 말이 무척이나 기특했지요.
읽었던 책의 내용을 생활 속에서 꺼내 쓰는 모습을 보며,
외할아버지는 다시 한 번 확신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단지 이야기 하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 속에 가치와 태도를 심어주는 일이라는 것.
공평이라는 말 하나에도 진심이 담겨 있었고,
아이가 책에서 배운 삶의 지혜가 실제 행동으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심심풀이 땅콩’이든,
‘가장 좋아하는 순위 2위’든 모두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그 안엔 책 읽기와 사랑이 만든 따뜻한 삶의 한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 티노 박사의 Tip!
“책 읽어주기는 아이의 마음에 ‘생각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
아이는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일상 속에서 꺼내 쓰며 자랍니다.
정직, 공평, 다정함, 예의…
이런 가치는 책으로 배우고, 놀이와 대화 속에서 익히며 삶의 태도가 됩니다.
조부모와 함께하는 책 읽기는 아이에게 따뜻한 추억이자 삶의 나침반이 됩니다.
책 속 말 한마디가 어느 날 아이의 말 한마디로 돌아올 때,
우리는 그동안의 책 읽기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