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수지에게 주는 이야기를 엮으면서
부모 곁을 멀리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수지를 보내면서 아빠는 여러 날 고민하였단다.
무슨 선물을 하면
사랑하는 딸에게 영원토록 기억에 남을 만한,
살아 숨 쉬는 삶의 정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였단다.
아빠는 지난해 12월부터 자녀를 위해 기도를 바치는 마음으로 고난의 길을 걷기로 하고 274킬로미터의 지리산 둘레길 완주를 목표로 걷기 시작했지.
걸으면서 늘 너를 생각했단다.
내가 잘해주었나?
잘못한 점은 없는가?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수지에게 잘못해준 기억들만 나에게 몰려오는 거야.
울컥하다가, ‘아! 이 모든 것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글을 담아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단다.
몇 달이 걸리더라도 정성껏 준비하여 너에게 해주고 싶은, 사랑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서 결혼식장에서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준비하기 시작했어.
준비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쓸까?
혹시 내가 오버하는 것 아닐까?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몇 번을 접었다가 그래도 별반 해줄 것이 떠오르지 않아 소박한 마음과 오로지 수지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들을 모아 책으로 엮는다.
두고두고 생각날 때 꺼내보면서 어려울 때 힘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바르게 살려고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엄마는 너를 위해 온 생애를 바쳤지만 아빠는 엄마만큼 해준 것이 적어 엄마와 같이 이야기들을 만들지 않았으니 이 점 또한 양해해주기 바란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빠의 바람은 수지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담아 이 책을 결혼식장에서 너에게 주노라.
2013년 3월 16일 오후 3시, 서울 수서성당 결혼식장에서
수지를 끔찍이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