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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 딸 '수지'에게 주는 사랑담은 아버지의 이야기-두번째 이야기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두번째 이야기

 

수지야!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모쪼록 이 출발이 양가에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출발이 되기를 기도한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고 도와가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바란다.

잘 알려진 이야기 두 편을 들려주겠다.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이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가 쓴 책이란다.

그는 199512월 어느 날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졌고 3주 후에 깨어났을 때는 전신마비가 되어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잠금증후군(locked-in-syndrome)이라는 증상이었다.

치료사는 끈질긴 노력으로 마침내 눈 깜빡임으로 알파벳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였다. 이렇게 해서 그 사람이 13개월 동안 20만 번 이상 눈꺼풀을 깜빡이며 표현하는 것을 힘들게 적어내려 간 에세이가 책이 되었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 데 꼬박 하룻밤을 샜다.

잠수종이라는 갇힌 몸을 상징하는 단어와 나비라는 어디든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반대의 의미를 가진 두 단어로 책은 시작된다. 갇힌 몸 안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지내는 병원에서의 하루하루가 유쾌하게 적혀있다.

너무나도 슬픈 소설일 것 같지만, 생기 넘치는 풍경들이 펼쳐지고 병실의 풍경을 묘사하기도 하고, 나비가 되어서 과거로 돌아가 회상하기도 하는 등 애틋함이 느껴진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그토록 꿈꾸던 나비가 되었다.

이 책은 환자와 치료사가 소통이 아주 잘되어 기적적인 소통의 결과를 보여준 대표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슈바이처의 이야기이다.

실력 있는 오르간 연주자이며 신학 교수였던 슈바이처는 여행 중에 우연히 벌거벗은 흑인 상으로 보고서 남은 생애를 밀림의 불쌍한 원주민들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그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의과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5년 뒤 의사가 된 그가 헬레네와 사랑에 빠지자 주변 사람들은 그가 사랑 때문에 그동안 계획해왔던 아프리카 행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내 슈바이처는 사랑하는 헬레네와 자신의 결심 앞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와의 만남을 피하고 방황했다.

슈바이처가 자신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헬레네가 어느 날 그를 찾아왔다. 슈바이처는 한동안 헬레네를 바라보다가 결심이 선 듯 단호하게 말했다.

난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하지만 오랫동안 계획해왔던 아프리카 원주민을 돕는 의사의 꿈을 버릴 수 없소. 당신의 남은 생애를 밀림 속에서 나와 함께할 수 있겠소? 만일 당신이 이러한 나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도 난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요.

헬레네는 슈바이처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핼쑥해진 모습은 그동안 그가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알 수 있었다. 헬레네는 사랑하는 슈바이처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그동안 왜 혼자서만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셨나요. 저도 정식으로 간호 교육을 받은 사람이에요. 간호사인 저 없이 당신 혼자 그 일을 모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 헬레네는 아프리카의 원주민을 위한 간호사이자 슈바이처의 아내로 평생 동안 살았다.

이것은 사랑은 사람을 움직인다는 이야기이다.

소통이 아주 잘되어 기적적인 소통의 결과를 보여준 이야기와 사랑은 사람을 움직인다는 두 이야기를 새로 출발하는 신랑신부에게 축하의 메시지로 들려주는 이유가 있다.

가정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어느 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다.

이제 두 사람이 어떠한 어려움과 괴로움이 오더라도 사랑으로 마음을 모으고 서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여 아름다운 가정과 새로운 가정문화를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축하의 메시지로 들려준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서 가정을 이룸은 양가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도 축복이며 깊은 뜻이 있음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수지야,

두 사람의 결혼을 거듭 축하한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