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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 딸에게 주는 사랑담은 아버지의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

4747일 동안
: 200034~201334

 

    수지가 고3이 되던 200034일 엄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

여보! 수지가 고3이 되었으니 9일기도를 하면 어떨까? 보통 엄마들은 기도를 많이 하지만 아버지들은 기도를 잘 안 하는 경향이라서 잘되는 사람들의 아버지는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를 많이 하던데……. 아마도 아빠의 기도를 잘 들어주시는 것 아닐까?

그 이야기는 수지를 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나의 마음에 와 닿았다.

하지만 9일기도를 잘하지도 못하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것도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한 번 시작하면 54일간 계속해야 하는 기도가 아닌가?

하루라도 빠뜨리면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기도를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기도이기에 조금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수지를 위하는 일인데…….

수지를 위하는 일이니까 해보자!

나는 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하여 200034일부터 기도를 하기 시작하였다.

수지가 주님의 말씀 속에 살아가며 주님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소서!

201334일까지 4748일 중 하루(할머니 장례일)를 제외하고 4747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단다.

나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인다고 했지만 게으름을 피우기도 했고, 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고, 기도를 드릴 수 없는 환경 속에서도 오로지 수지를 위해 시작한 기도이기에 지금껏 해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4747일 동안 무슨 일인들 없었겠니?

그런데 더욱 간절하게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은 이 기간 동안에 너에게 안 좋고 위급한 상황,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좋은 쪽으로 해결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하며 기도를 열심히 하게 되더라.

차가 너의 발등을 넘고 갔을 때도 너는 아무 일 없이 무사하였다.

대학교 입학할 때도, 대학생활에서도 항상 너에게는 기쁨 속에 이뤄지는 일들이 많았지.

넘어져서 무릎을 다쳤을 때도,

또 한 차례 교통사고가 있었을 때도,

회사를 옮겼을 때도,

까사미아에 들어갔을 때도,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게 된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일들을 좋은 쪽으로, 기쁨으로 이끌어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이 글을 쓰면서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는구나.

그래서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라고 했던 것이고 기도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이다.

200034일 엄마의 권유로 시작한 수지를 위한 기도는 너를 위해서나 나 자신의 신앙생활을 위해서 아주 잘한 일이고, 잘하고 있는 일이라 생각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