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부부 사이에 하는 말-다섯번째 이야기

다섯 번째 이야기

부부 사이에 하는 말

수지야!

네가 초등학교 다닐 때, 3학년 때인가 4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엄마 아빠가 부부싸움하지 않는 사람, 손을 들어봐라.라고 했는데 번쩍 손을 들고 보니 너 한 사람뿐이라 머쓱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한편으로 기뻤고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었단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할 텐데…….

그런데 근 40여 년 동안 부부생활하면서 그렇게 살아 왔구나하며 되돌아보니 흐뭇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오늘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아내라는 말은 바로 안 해(집 안의 해, SUN)에서 유래된 말이 아닐까? 나는 늘 아내를 안 해로 생각하며(닭살인가?^^) 살아왔다. 그래서 40여 년 동안 한 번도 부부싸움 없이 살아온 것에 늘 감사하고 있다.

이혼율이 급증하는 현 시대, 새해 벽두에 부부 사이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에게 조금은 쑥스럽지만…….

 

네가 성장하여 결혼하게 되어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니 쑥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부부싸움은 잘 생각해보면 남편이나 아내 누구 한 사람이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상대방이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지만 거듭되는 강요는 언성을 높이게 되고 심지어는 과격한 행동으로 변하곤 한다. 바로 격한 부부싸움으로 돌변한다.

부부싸움도 어느 면에서는 습관화되고 강화의 원리를 따르게 된다.

이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부부 사이에도 꼭 해야 할 말, 해서는 안 되는 말, 하나 마나 한 말이 있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서 꼭 해야 하는 말은 사랑한다. 마음에 들어. 당신이 만든 이 음식 정말 맛있다. 예쁘다. 듬직하다. 멋있다. 등의 칭찬하는 말이다. 이런 말은 아끼거나 생략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왠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은 부부싸움을 할 때라도 하면 안 된다. 주로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무슨 말이든지 가리지 않고 해댄다. 물론 조절이나 제어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런 말, 욕설까지도 가리지 않고 해대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상대가 거론하기조차 싫어하는 과거의 잘못을 들춰낸다든지, 심지어 헤어지자는 말을 한다든지, 너 죽고 나 죽자는 등의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많이 있다. 이런 말들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이 솟구치면 무슨 말을 가릴 수 있겠는가? 그런 강한 말을 해야 어쩐지 속이 풀릴 것 같지만 결국 풀리는 것이 아니라, 얼마 지나면 누구나 후회하곤 한다.

조절하도록 평소에 노력해야 한다. 아빠와 엄마는 부부로서 이러한 면에서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부부생활도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면 성숙한 관계가 되고, 서로 공동으로 창조해가는 과정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너에게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다음은 하나 마나 한 말이다. 이것은 잘못하면 실없는 사람의 대명사로 취급될 수 있다. 이것은 유머와는 다른 말이지만 때로는 생활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부 사이일지라도 이렇게 꼭 해야 할 말, 해서는 안 되는 말, 하나 마나 한 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되돌아보면 우리 부부는 이 세 부류의 말을 사용하는 데 무척 신경을 쓰며 살아왔기에 서로 다툼 없이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결혼하는 너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