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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이야기 "아빠의 삶 이해"

여섯 번째 이야기

아빠의 삶 이해

 아빠는 20여 년 동안 대립토론(Debating)을 연구하고 지도하며 살아왔다.

가정통신문에 늘 학생들의 교육만을 생각하는 박보영 교장선생님이 보냅니다.라는 글로 마무리한다. 그것은 교육은 내 삶의 뿌리이자 꽃이며 열매라는 평소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늘 학생들의 교육만을 생각하는 아빠는 농촌에서 장손 집안 맏이로 태어나 집안 내 대소사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부터 익혀야 했다.

중고생 시절부터는 가난과 무지로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농어촌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 없을까를 고심하다가, 어느 날 덴마크의 영웅이자 농촌운동가인 달가스(Enriko Mylius Dalgas)그룬트비(Nikolai Grundtvig)에 관한 서적을 읽게 되었다. 내 삶의 지표를 그들에게서 찾아냈다.

우리나라의 달가스그룬트비 같은 인물을 찾다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분의 사상과 실천 모습을 더 깊이 파고들며 닮고자 노력하였다. 도산아카데미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였고, 이웃을 위하는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다.

죽더라도 거짓을 말라,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켜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라는 말씀에서 삶의 길을 배울 수 있었고, 국민에게 주인정신을 심어주는 일에 나의 생애를 바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나는 교육자가 되겠다고 다짐하였다. 교육자 중에서도 초등학교 교육자가 되고자 마침내 인천교육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생활 중에 교육은 예술이다. 교육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내 삶의 나침반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특히 바른 교육자로 살아가시는 스승(한글학자 김계곤 교수, 전 한글학회 회장)을 만나 지금까지 그분에게 교육자로서 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등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그리고 친구요, 동지요,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는 몇몇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과 교육혁신을 위해서 평생을 바른 교육자로 살아가자고 결속(가천대학 홍현길 교수, 동덕여대 이덕봉 교수, 인천교대 박영만 교수, 경기도교육청장학사 송민영 박사)하여 지금까지 그 뜻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교직의 첫걸음은 당시 섬이었던 강화도의 초등학교로 삼았다. 남다른 시작을 해보자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뜻을 펼치기도 전에 전혀 예상치 못한 현실에 부딪치고 말았다. 교육이라는 이름은 물론이요, 사회 정의 면에서도 개혁과 개선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서 시작해야 할지 극심한 혼란기를 거치는 동안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5일간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그곳에서 두 가지를 깨닫고 바른 교육자의 길을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었다.

그 하나는 본분이요, 철학종교였다.

상대되는 두 낱말 즉 부모-자식, 남편-아내, 교육자-피교육자, 스승-제자 각각의 사이에는 해야 할 본분이 있음을 깨닫고 그에 합당한 행동을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철학과 종교는 그러한 길잡이 역할을 확고히 해준다는 뜻에서도 바람직한 일이었다. 특히 가톨릭을 택하여 교육자지만 한 사회인으로서 여러 가지 유혹에 흔들릴 때나 힘들고 어려울 때나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이렇게 40여 년간을 바른 교육자로서 그리고 연구하는 교육자로 살려고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깊은 뜻을 가지고 섬 지역의 학교를 택하였지만 배움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3년 후 인천 시내학교로 전출해 와 서울로 야간대학을 다녔다. 졸업 후 다시 대학원에서 초등학교와 관련 있는 유아교육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평생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더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마침내 1998년에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초등학교과정이라고 판단하고 지금까지 대학 등 타 기관으로부터 유혹을 받기도 하였지만 초등학교만을 고집하고 있다.

2003년 초등학교 교장이 되어 교육은 예술이다.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늘 즐겨 사용하는 처음처럼 나부터 나만이라도라는 말을 실행에 옮기려 하였다.

 

열심히 연구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학교

학생들은 신나게 공부하며 자기의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학생들의 학교

학부모님들은 학교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경하며,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 협조하는 문화가 형성된 학교

 

그런 학교로 만들어가는 데 B/S(Before Service)를 충실히 하는 교장으로서 교사, 학부모, 학생들에게 평가받도록 노력하였다. 교육에는 A/S가 없다. 바른 교육을 위해서 사전에 서비스를 다하는 자세, B/S를 제공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모든 선생님은 학생이 있기에 존재하며, 교장, 교감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있기에 존재한다고 평소 생각해왔다. 특히 교장은 선생님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존경할 때, 선생님들 역시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었다.

교장으로 있을 때 이런 신념들을 학교 교육에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학교가 제2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40여 년 동안 교직에 근무하면서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생각하며 교육 발전을 위해 전념했고 앞으로도 이런 믿음을 가지고 걸어갈 것이다.

한편 앞으로도 대립토론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생들 교육에 대립토론을 도입하기 전에 교사 자신이 대립토론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이 길을 계속 걸을 것이다

아빠가 교사들에게 대립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립토론의 의의를 이해해주기 바라는 것만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수업이라는 행위가 대립토론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에게는 대립토론 능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빠가 이렇게 걸어 왔고, 앞으로 걸어가는 길을 이해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