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딸에게주는 아버지의 사랑담은 이야기

19915월 어느 날 

  199131, 아빠가 승진하여 광양으로 학교를 옮겨왔지. 이미 그해 2월 승진이 결정되어 포항에서 광양으로 가는 것을 가족들과 의논하였을 때 모두 그렇게 하자고 하여 아빠가 광양으로 오게 되었지. 너는 포항제철 초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기 전이었지.

가족들이 내린 또 다른 결정은 아빠만 가고 가족은 포항에 남아있기로 했단다. 아빠가 광양으로 와서 근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승진이라는 문제와 주택을 제공한다는 등의 인센티브가 있어서 쉽게 결정을 내리게 되었지. 더구나 잘된 것은 그토록 원하던 훌륭하신 안금자 선생님이 담임이 되었고, 또 너는 학급부회장으로 뽑혔던 일이었지. 그래서 아빠는 광양에 근무하면서 2주일 혹은 주일마다 포항 집에 오곤 했단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단다.

수지가 아빠를 너무 그리워하는가 봐요. 공부시간에 넋을 잃고 창밖을 물끄러미 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처음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시간을 두고 보자고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더라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에게는 충격이었지.

엄마와 의논에 의논을 거듭하고 너희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광양으로 전학가자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하여 19915월 어느 날 광양으로 전학 오게 되었단다. 이것이 좋은 일이었는지 안 좋은 일이었는지, 엄마 아빠는 가끔 어리석은 우문우답을 할 때가 있단다.

너나 너의 오빠를 보면서 포항으로 전학을 하지 않았다면……. 서울에서 포항으로 내려오지 않았다면……. 하고 후회 하기도 하고, 아니야, 그래도 좋은 일이 많았어.하고 나 자신을 달래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며 우울할 때가 있었단다. 가장 어리석은 후회인 줄 알면서도 너희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빠 자신을 탓할 때가 있었단다.

앞에서 내가 버린 그녀 이야기라는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수지야, 너희들은 이런 후회 없이 잘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여 결정을 내리고, 결정내린 일에 대해서는 늘 잘했다고 여기면서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가거라.

이 글의 제목처럼 19915월 어느 날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릇된 생각이라고 여기게 하는 길은 너희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아니 가족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아빠는 자신 있다. 너도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