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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학교(Debating School)

한국 대립토론협회 창립 총회에서 대립토론 사례발표 내용

 

한국 대립토론협회 창립 총회에서

대립토론 사례발표 내용

 

 

서울국제고등학교 2학년 이주현학생이 대립토론으로 인생이 바뀐 사례를 발표한다. 미리 그 내용을 만나본다

***사례발표***  경청의 힘 대립토론Debating    서울국제고등학교 2학년 이주현

 

 

 

경청의 힘, 대립토론(Debating)

우선 이런 글을 쓰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다. 황연성 선생님과 함께 대립토론 수업을 할 때가 아직도 눈에 생생한데, 벌써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렇게 대립토론을 통해 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는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황연성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 소개를 먼저 드리고자 한다. 저는 6학년때 황연성 선생님 수업을 들은 예일초등학교 2011학년도 졸업생 이주현이다. 현재는 서울국제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고,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제가 원하는 대학의 심리학과에 입학하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직은 고등학교 2학년학생이지만, 다른 여러 타이틀들을 갖고 있기도 한다. 첫 번째는 민간 외교관이다.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사단법인 한국라보의 멤버로서 홈스테이 활동도 진행했고, 한국 대표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아동회의(Asian-Pacific Children's Convention in Fukuoka)에 참석했다. 아동인권 운동가 역시 또 하나이다.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산하기구인 대한민국 아동총회에 소속되어 아동 인권 신장을 위해 캠페인, 학술행사 발표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했고, 지금은 UN에 제출할 아동권리 관련 민간보고서 집필진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화곡동의 한 수녀원 마드레 나자레나의 집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으로서도. 비록 18년의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제 또래의 다른 학생들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항상 황연성 선생님과의 대립토론 수업이 있었다.

이 글에서 대립토론 수업이 제게 주었던 많은 선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직도 선생님과 했던 첫 대립토론 수업이 어제 했던 일처럼 느껴진다. ‘만화는 우리 삶에 유익하다라는 주제였다. 그때 전 만화가로서의 꿈을 갖고 있었고, 찬성 측이기도 했기 때문에 발표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찬성측이 승리했고, 제가 베스트 토론자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그 후로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발표에 대한 자신감, 이것이 제가 대립토론을 통해 받은 첫 번째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도 발표와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지만, 특히 대립토론(디베이트) 수업을 통해서 자신감과 발표 태도가 크게 개선되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후 전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학교 대표로 부산 국제고에서 열린 전국국제고 연합학술제에서 연설을 한 적도 있다. 이렇게 많은 일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과의 대립토론 수업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과 수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는 대형 기업들의 골목 슈퍼마켓 개척행위는 정당하다이다. 이 주제가 머릿속에 가장 뚜렷하게 남았던 이유는 이 주제를 가지고 급우들과 아닌 가족들과 함께 토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제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의 입장에서 토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래 이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이었지만, 찬성 측 의견을 갖고 토론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절망적이었지만, 자료조사를 하고 예상 질문을 짜내는 과정에서 이 주제에 대해 주관을 배제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볼 수 있었고, 반대 측 의견에도 많은 허점들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냉철한 시선이 대립토론 수업이 제게 준 또 다른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남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한다.

위 사례에서는 제가 찬성 측 의견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제 입장과 반대되는 입장에서 하는 대립토론을 통해 제 의견을 상대방, 그리고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제 의견의 허점을 찾는 방법을 알았고, 이를 적용해 제 의견을 강화하는 방법 역시 알게 되었다.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논리적으로 제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있었는데, 그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 의견에 수많은 질문을 하면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성공한 기회도 많이 있었다. 그 상황들을 떠올려보면, 많은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었던 이유도 대립토론 수업을 통해 얻은 날카로운 시선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2가지 이외에도 저는 대립토론 통해 수많은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큰 선물은 우리나라는 물이 풍부하고 물을 잘 활용하고 있다라는 주제로 대립토론(디베이트)를 할 때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 토론 수업을 하기 전까지 굉장히 경솔한 학생이었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끊거나 제 고집을 꺾지 않는 등 다소 철없는 행동을 하여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그런 학생이었다. 이런 제 성격은 대립토론을 할 때 큰 걸림돌이 되었고, 특히 2번째 대립토론에서는 더 그랬다. 경솔한 성격 때문에 처음 몇 마디만 듣고 상대방의 질문의 요지를 속단하였고, 이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서 반론 때 엉뚱한 질문을 던져 선생님의 주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제에서 약간 벗어난 것 같은데?’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은 후 앞으로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후로 상대방과 말을 할 때에는 그 사람과 항상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이게 제가 대립토론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그 습관을 들이게 된 이후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파악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교우관계 역시 더 좋아졌다. 전의 나쁜 버릇 때문에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청하는 덕분에 친구들과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 행복한 6학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자신감, 자신의 의견에 대한 엄격함, 경청하는 태도 등 대립토론(디베이트) 수업은 제게 정말 많은 선물을 주었다. 6년의 초등학교 시절 중에 6학년이 머릿속에 가장 뚜렷이 남는 것도 모두 황연성 선생님과 함께하는 대립토론 수업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얻은 것처럼,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대립토론(Debating) 수업을 통해 많은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서울국제고등학교 2학년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