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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공부하는 토론게임 (대립토론)

대립토론형태-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일상 소재부터 국제 이슈까지 포괄하는 토론 형식

가장 최근에 개발된 형태인데도 인기몰이 중인 전문지식 없는 일반인을 청중 삼아 연습해야 한다.

원래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2002년에 창안되었다. 원래 이름은 논쟁’(Controversy)이었지만, 바로 테드 터너 디베이트’(Ted Turner Debate)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테드 터너 디베이트라고 불린 이유는 이 디베이트 형식이 <시엔엔>(CNN) 뉴스 프로그램인 크로스파이어’(Crossfire)를 닮아 시엔엔 창설자인 테드 터너의 이름을 붙여 부른 데서 비롯한다. 참고로 크로스파이어1982년부터 2005년까지 시엔엔을 탔던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에서는 정해진 사안을 놓고 입장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출연해 디베이트를 벌였다. 200311월 엔에프엘(NFL, National Forensic League)은 이 새로운 형식을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란 이름으로 최종 확정한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디베이트 형태이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의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용어로 중요한 이슈들을 설득력 있고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강조하고, 팀 단위로 디베이트를 해 팀워크와 리더십을 기를 수 있으며, 학생들의 일상에서부터 국제적인 이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제시해 학생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디베이트 순서가 학생들의 순발력과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주제: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주제보다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제들을 다룬다. 이는 참가 학생이 학교와 가정을 뛰어넘어 사회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목표: 가치적 측면을 토론하기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한 편의 입장을 옹호하고 그 반대 입장의 허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청중: 이 디베이트 형태에서 상상하는 청중은 이 주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청중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나 아는 전문 용어를 구사하기보다는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는 용어로 토론해야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근거와 논리로 자기편을 옹호해야 한다. 결국, 일반인도 설득할 수 있는 풍부한 자료조사를 통한 근거의 확보, 설득력 있는 논리, 스피치 스킬이 포인트가 된다.

 

참가자: 두명이 한 팀으로 참가한다.

 

위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엔에프엘에서 채택하고 있는 형태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도전적인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진행방법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엔에프엘이 200910월 개정한 가장 최근 형식은 다음과 같다.

A: 입안(Constructive Speech by First Speaker) - 4

B: 입안(Constructive Speech by First Speaker) - 4

교차질의(Crossfire between First Speakers) - 3

A: 반박(Rebuttal by Second Speaker) - 4

B: 반박(Rebuttal by Second Speaker) - 4

교차질의(Crossfire between Second Speakers) - 3

A: 요약(Summary by First Speaker) - 2

B: 요약(Summary by First Speaker) - 2

전원 교차질의(Grand Crossfire by All Speakers) - 3

A: 마지막 초점(Final Focus by Second Speaker) - 2

B: 마지막 초점(Final Focus by Second Speaker) - 2

준비시간(Prep Time) - 팀당 2

 

 

먼저 각 팀은 동전 던지기를 통해 찬성-반대 혹은 먼저 이야기할 순서를 정한다. 이야기할 순서를 정한다는 점은 다른 디베이트와 다르다. 대부분의 디베이트는 찬성이 먼저 이야기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찬성과 반대 발언 순서마저도 선택이기 때문에 반대가 먼저 발언할 수도 있다.

 

입안(Constructive Speech)에서는 각 팀에서 한명씩 찬성-반대에 해당하는 자신들 팀의 입장을 개진한다. 이 입안의 구성은 에세이 쓸 때의 구조와 일치한다고 봐도 좋다. 그러니까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다. 서론에서는 용어 정의와 사안을 이해하는 각 팀의 입장이 소개된다. 본론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서너가지 정도로 정리해서 말한다.

 

입안에 이어 먼저 발언한 학생들끼리 교차질의(Crossfire)가 진행된다. 이 교차질의는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방 논리의 허점을 지적하게 된다. 첫번째 발언한 학생이 질문을 시작한다. 이후에는 자유롭게 서로 질문/응답할 수 있다. 3분 동안의 시간에 약 20~30개의 질문/응답이 오갈 수 있도록 생동감 넘치는 진행이 되면 좋다.

 

이어 두번째 학생들이 나서 상대방 의견에 대한 반박의 논리를 전개한다. 교차질의와 반박이 다른 점은, 교차질의가 서로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상대방의 논리를 공격한다면, 반박은 한 토론 참가자가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할애받아 상대방 입장을 조리있게 공격한다는 점이다.

 

반박에 이어 두번째로 발언한 학생들끼리 교차질의가 진행된다. 이 교차질의 역시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방 논리의 허점을 지적하게 된다. 역시 먼저 발언한 학생이 질문을 시작하는 것으로 개시한다.

 

이어 첫번째 학생들이 나서 그동안 개진한 자신의 입장과 상대방 입장에 대한 반박을 정리해서 요약(summary)을 발표한다. 이 요약에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반복 또는 상대방 의견에 대한 진전된 반박이 포함된다. 실제로 디베이트를 시켜보면 학생들은 이 요약의 순서를 가장 어려워한다. 그래서 어떤 학생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디베이트의 노트를 요약으로 발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약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입장의 관점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디베이트를 재해석하여 중요한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어 모든 학생들이 참가하는 교차질의(Grand Crossfire)가 진행된다. 디베이트 첫번째 발언자가 첫번째 질문자가 된다.

 

마지막 순서는 마지막 초점(Final Focus)이다. ‘라스트 샷’(The Last Sho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두번째 발언자가 나서 자신의 팀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을 마지막으로 지적한다. 그리고 이번 디베이트에서 왜, 어떻게 자신의 팀이 이겼는지를 설명한다. 새로운 증거나 반박을 하는 자리는 아니다.

 

디베이트 중에 각 팀은 총 2분에 해당하는 준비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다운타임’(Downtime) 또는 프렙타임’(Prep time)이라고도 한다. 심판들은 이 시간을 시계로 정확히 측정해 그 합산한 시간이 2분이 넘지 않도록 한다. 이상의 디베이트 형태 시간을 모두 합하면 준비시간 포함 37분이 된다.

 

언뜻 보면 대충 만들어놓은 디베이트 형식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음미해보면 토론 참가자들의 다양한 능력을 자극하고 점검하는 형식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은 말로 설명하는 데 제한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이 퍼블릭 포럼 형식으로 디베이트를 해보면 토론 참가자들이 디베이트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생각을 못하고 디베이트에 집중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비록 37분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이 디베이트 직후 참가 학생들이 배가 고프다고 하는 것이다. 그만큼 집중적인 머리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