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공부하는 토론게임 (대립토론)

왜 대립토론을 도입하기 전에 교사 자신이 대립토론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대립토론을 도입하기 전에

교사 자신이 대립토론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교사들에게 대립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립토론의 의의를 이해 해 주기 바라는 것만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수업이라는 행위가 대립토론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게는 대립토론 능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립토론을 통해서 교사들에게 어떤 능력이 생기며, 대립토론은 교사들에게 왜 필요할까? 크게 말해서 3가지 측면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첫번째 교사의 연구역량이다.

대립토론의 방법을 익히고 이를 교육활동에 적용하면서 교사 개개인의 연구 역량이 키워진다. 교사는 항상 전문가로서 실력 향상에 노력하면서 연구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바르지 못한 행동이나 잘못된 지식 전달로 학생들의 발달을 저해한다던지, 심한 충격을 추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다면 결국은 학생들을 죽이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은 끊임없이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고 끊임없이 연구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사들은 여러 가지 사상, 견해, 지도 방법 등을 비교, 검토하는 활동이 극히 적은 실정이다.

그러면 써클이나 연구회는 어떤가? 써클이나 연구회는 교육이론, 교육방법 등을 듣기만 하는 공부 모임으로 전락하는 일이 많다. 이것만으로는 변화와 발전이 어렵다고 본다.

교사가 자신의 연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이론, 실천방법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정리, 비교, 분석하는 활동을 끊임없이 하여야 한다. 아무래도 자신이 지지하고 선호하는 이론이나 실천방법에 치우치기 쉽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물을 보는 방법을 가장 잘 정리, 분석하고 다른 이론이나 방법과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가장 대립되는 생각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좋다. 상대의 생각을 거울로 해서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이 대립하면 대립할수록 그 거울의 반사는 좋은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이론, 어떤 실천을 비판하기 위해서 그것에 대립되는 모든 자료를 찾게 되는 것이다. 상대의 이론을 비판하기 위해서 어떤 자료를 어떠한 관점에서 사용해야 하는가와 같이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론, 방법의 대립되는 자료를 분석, 정리하는 연구역량이 교사들에게 꼭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역량은 대립토론을 통해서 길러진다.

두번째 교사의 합의점 도출 능력이다

학교는 좋은 곳’,‘학교는 신성한 곳’,‘교육은 성스럽다’,‘교직은 전문직이라고 생각하는 신화는 붕괴된 지 꽤 오래되었다. 교내폭력, 괴롭힘, 등교거부, 입시교육, 왕따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하여 학교라는 공동체는 불안정한 것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전체가 당연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것을 당연하다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면 관리주의적 대응밖에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사는 부모와 학생들에게 학교의 존재의식을 호소하여야 하고, 그것은 교육의 기본이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임을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왜 학교는 필요한가?’

왜 학교에 오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 합리적 근거를 말할 수 없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는 깊은 생각 없이 당연 사항이었지만 이제는 부모와 학생의 합의점을 찾아낼 수 없다면 지금부터 학교 교육은 설 땅이 없어지며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립토론 능력이 없는 교사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생활 지도에서 교사는 다음과 같은 안건으로 학생과 대립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학급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청소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지각을 하면 안 되는가?’

이와 같은 안건을 가지고 대립토론을 통해 학생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학급을 만드는 것은 당연, 청소하는 것은 당연, 지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교사는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해 나갈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이 대립토론에 의한 합의점 도출과정이 생활 지도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합의점 도출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신뢰관계가 생길 것이다. 상호신뢰가 없다면 건설적인 비판도 생기지 않는다. 교사는 대립토론적인 논쟁에 의해 신뢰를 획득하지 않으면, 생활 지도는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학생은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내용을 학습하고 있다. 입시학원, 속셈학원, 예능학원, 사회체육센터 등 다양한 생활양식을 갖게 된다. 따라서 학교의 존재의식, 수업의 의의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교사는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국어 시간에 왜 이 작품을 읽는 것인가?’

왜 분수의 곱셈을 공부해야 하는가?’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려고 하는 교과 내용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이야기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립토론 능력, 즉 합의점 도출능력이다.

세번째 교사의 순간적인 대응 능력이다

대립토론이 재미있고 핵심적인 것은 반박발언과 질문 및 반대심문 부분이다. 입론에서는 서로가 가장 자신이 있는 부분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물론 긴장은 하지만, 조사해 온 것을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다.

그러나 반박발언과 질문 및 반대심문은 그래서는 안 된다. 입론에서 던져진 공을 되받아 공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반격할 것인가를 모르는 경우 공포인 것이다. 무서운 것이다. 또 상대가 치는 공을 되받아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격과 방어를 순간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순간적인 대응력, 즉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은 교사에게 필요하다.

수업이라는 교육활동은 의도적이다. 따라서 당연히 학생에게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사전에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의 작용은 계획대로는 안 되는 것이 많다. 활동의 대상인 학생이 계획 외의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때 순간적으로 계획과는 다른 대응을 할 수 없다면 수업은 실패한다.

또 훌륭한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대답을 하게 된다. 이 다양한 대답을 취사 선택 할 수 없다면, 그 후의 전개되는 교육활동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욱이 이 취사 선택은 순간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어떤 답을 버리고 어떤 답은 받아들일 것인가를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 판단력이 있는 교사가 수업력이 있다고 인정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와 같이 판단력을 몸에 익히는 방법이 판명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것은 수업연구향상 이론이다.

순간적인 임기응변의 대응력은 대립토론으로 몸에 익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립토론에서는 순간적으로 논리를 세우고 상대를 논파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논리를 방어하기도 한다. 이 순간적인 대응력은 진지한 승부 싸움에서 가장 잘 단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