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부모, 책 사랑하는 아이: 아자! 가가꾸소 실천기-
예순네 번째 이야기
“외할머니, 이 책에 이렇게 되어 있어요”
아윤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가족과 함께 경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불국사를 둘러보고 시내로 돌아오는 차 안,
외할아버지는 여행의 기억을 더 생생하게 남기기 위해 아윤이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윤아, ‘경주’ 하면 뭐가 떠오르니?”
“불국사요! 그리고 석굴암! 석굴암 가서 큰 종을 쳤잖아요. 기부도 했고요.”
“그런데 불국사에는 어떤 탑이 있었지?”
“다보탑이랑 석가탑이요. 저는 석가탑이 더 좋아요.”
대답 하나하나에 여행에 대한 감동과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때 아윤이가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외할아버지, 그런데 ‘분지’가 뭐예요? 경주가 분지라고 했어요.”
곁에 있던 외할머니가 따뜻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아윤아, 동서남북이 산으로 둘러싸인 땅을 분지라고 해.”
“아, 그렇구나. 고마워요.”
점심을 먹고 시내 구경을 하며 기념품도 사고, 경주에 대한 책 한 권도 구입했습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아윤이는 그 책을 손에 들고 말합니다.
“외할아버지, 이 책 읽어주세요!”
책 속에서 가장 아윤이의 관심을 끈 내용은 ‘석굴암’ 이야기였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현재는 사람들이 안에 들어갈 수 없는지,
석굴암이 보여주는 과학적·건축적 놀라움에 대해 읽어주자 아윤이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역시 우리 조상님들 머리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 사람들이 부처님 이마 보석을 빼갔다는 건 정말 나쁘네요.”
“일본은 나쁜 나라예요?”
순수한 정의감에서 나오는 말이었지만, 역사에 대한 감정과 비판이 동시에 담긴 아이의 반응이 인상 깊었습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윤이는 갑자기 외할머니를 불렀습니다.
“외할머니, 외할머니가 말해주신 경주가 분지라는 것, 이 책에도 나와 있어요!”
책 속 내용을 정확히 짚으며 읽어주는 아윤이.
『경주는 동쪽은 불국사 산맥의 토함산(745m), 서쪽은 구미산(594m), 남쪽은 남산(494m) 등의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으로는 안강 분지와 연결된 시가지 중심의 분지입니다.』
이야기를 나눈 후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이 장면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대화 → 책 → 확인의 순환은 아이의 사고력과 이해력을 단단히 키워주는 과정입니다.
“책에 이렇게 되어 있어요!”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책’이라는 권위 있는 정보로 다시 검증하는 힘을 기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면,
아이의 탐구심은 더 자라고,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세상을 여는 창이 됩니다.
📌 티노 박사의 Tip!
“이 책에 이렇게 되어 있어요.”
이 말은 단순히 책을 인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으로 확인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으며 지식화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현입니다.
책 읽기 → 대화 → 확인하기 → 반복하기!
이 루틴은 아이를 생각하는 사람, 탐구하는 사람, 문제 해결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합니다.
부모와 보호자는 아이가 이런 순환 속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도록 돕는 ‘지식의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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