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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공부하는 토론게임 (대립토론)

심리언어학자 이덕봉박사에게 듣는다(3)

세번째 한국언어문화와 대립토론 고찰

(특별강연 내용이며 “글로벌 인재 대립토론으로 키운다”-박보영지음-에 게재)

박보영이 출판한 게임형 대립토론 책들

1) 한국인과 토론문화

한국인은 유난히도 토론에 약한 면이 있다. 학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각계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대학 진학자 수는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학력이 높은 나라로서 결코 어울리는 평가는 아니다. 한국인이 이러한 약점을 갖게 된 데는 몇 가지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맨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언어 구조적 특징이다. 우리말은 주어+목적어+동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러한 어순으로 된 언어는 주장보다는 설득에 적합하다. 이러한 언어구조에 익숙한 한국인은 주장을 바탕으로 한 토론보다는 설득과 조정을 바탕으로 하는 교섭에 유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설명을 먼저 듣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들어 있는 관계로 SVO형과 같이 주장을 먼저 던져놓고 설명을 하는 언어를 접하게 되면 당황하게 되고 그러한 어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세계 언어의 55%는 우리말과 같이 설득형인 SOV형으로 수적으로는 많지만, 현재의 국제 사회에서는 35%에 불과한 주장형의 SVO형 언어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선진국이 밀집해 있는 유럽지역과 영어권이 SVO형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국제무대에서 만나는 대다수가 SVO형 언어 사용자에 해당된다. 따라서 주장을 무기로 하는 토론에서는 SOV형인 한국인이 언어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취약점은 설령 SVO형인 영어를 상당 수준 구사하더라도 언어 행동과 의식이 그에 걸맞게 따라주질 않기 때문에 항상 약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SOV형 언어권자인 한국인들이 국제무대에서 익숙하게 토론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다른 언어권 사람들보다 더 많은 대립토론의 체험을 통하여, 주장하는 언어 행동에 대한 훈련을 쌓아야 할 것이다.

 

2) 언어 행동과 토론문화의 관계

한국인이 토론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원인은 언어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초면에 상대의 나이부터 파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연령별 상하 관계를 알아야 적절한 경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은 세계적으로 경어가 발달한 몇 안 되는 언어로서 경어가 언어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특히 모든 경어 체계가 상하 관계 일변도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드문 경어 체계를 갖고 있다. 즉 상하 구조의 커뮤니케이션 형식이 형성되므로 절대 경어는 상하 관계에서 상대를 인식하게 되고 나이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윗사람은 낮춤말을 쓰고 아랫사람은 높임말을 사용하는 경어 체계는 아랫사람은 윗사람에 대한 반론을 어렵게 하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반론에 감정적 대응을 하기 쉽다. 이러한 언어 행동의 영향으로 토론 중에 감정이 개입하기 쉬워서 원활한 토론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말 사용자는 토론 중에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훈련으로서 대립토론대회와 같은 체험은 매우 효과적이라 하겠다.

한국인의 토론문화 부적응 경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앞에서 든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날로 국제화가 심화되어 가는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습득은 필수이며, 대립토론은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훈련하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3)효율적인 교육성과를 위한 대립토론에서의 제안사항

대립토론 전후에는 클래식 음악에 젖어 들게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토론에서 치명적인 것은 뇌가 흥분하여 패닉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클래식 음악을 통해 뇌를 안정시킴으로써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

*패닉상태란?

생명이나 생활에 중대한 위해를 가져올 것으로 상정되는 위협을 회피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집합적인 도주현상(逃走現狀)이다.

 

다른 집합적 돌발 행동 양태인 데먼스트레이션이나 폭동이 공격적이고 구심적(求心的)인 경향을 보이는 데 비하여, 패닉은 도피적이고 원심적(遠心的)인 특징을 보인다.

 

극장의 화재, 여객선의 침몰, 적군의 갑작스런 공습 등에 따른 수습하기 어려운 대혼란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경제 공황기에 나타나는 혼란도 패닉현상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매스컴의 영향에 의해 실제 발생하지 않은 가공된 사건에 대하여 직접 접촉하지 않는 여러 개인이 공통으로 느끼는 정서가 패닉현상으로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