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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공부하는 토론게임 (대립토론)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대립토론을 하기 전 안건에 대해 주장할 내용을 정리해 발표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 속에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또 근거를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를 정리, 분석해 주장하는 내용에 포함시켜 글을 논리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벌써 머리를 흔들며 나는 못하겠다고 겁부터 먹는다. 우리 학생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심지어 무서워할 정도다. 주제를 주고 주장하는 글을 쓰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200자 원고지 3~4매 정도 쓰고는 힘들어한다. 그 정도 분량도 채우기에 급급하며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더구나 써놓은 글을 보면 주장하는 내용이 빈약하기 일쑤다.

왜 글쓰기를 이렇게 힘들어할까? 그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시험 성적만을 위한 교육, 시키는 대로 따라서 하는 학습활동, 지식편중의 암기식 교육에서 오는 병폐라고 판단된다.

한편 어려서부터 자기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기회가 적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들 수 있다. 이제 학교 교육을 통해 말과 글로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이고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훈련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을 펼 수 있는 기회와 장을 만들어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글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대학 입학시험에 논술고사를 넣은 것이 아닌가? 그럼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할 것인가? 물론 학교 교육을 통해 우리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과연 잘 되고 있는가?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자.

논술고사 준비를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대부분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 유명하다는 학원가로 몰리고 있으니 가슴 칠 일이다. 더 문제는 그렇게 하고 만족스러운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학원이나 과외지도로 작성된 틀에 박힌 듯한 글은 대학입학 논술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대학에서도 논술고사 답안을 채점하면서 이런 수준의 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데하며 회의를 느끼고 있다.

결국 일류대학의 일부학과에서는 논술고사를 폐지했거나 폐지하자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생들이 작성한 논술고사 답안지의 내용이 창의적이지 못하고 남의 글을 모방한 듯하고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다. 학원이나 과외지도에서 일정한 규격을 만들어 그 틀을 채우는 훈련을 했으니 비슷한 답안의 글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사례지만 시 독서토론대회를 준비하는 모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친절한 선생님이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토론대회에 참가하는 학교 대표 학생들에게 예상 주제를 주고 발표안을 작성해오게 해 며칠 동안 원고를 일일이 고쳐주거나 내용 전체를 수정해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선생님이 만들어준 원고를 들고 독서토론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무난하게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까? 아니 참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발표안의 수준 높은 내용에 글이 세련되고 논리적이었을지 모르지만 학생들이 근거 자료를 찾고 근거를 들어 발표안을 작성하지 않았으니 주장하는 내용이 학생 본인의 것이 되지 못했다. 독창적이지 않고 자기표현이 부족했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확실한 믿음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편의 공격에 적절하게 반격을 하지 못했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결과는 뻔했다. 학생의 창의적인 글쓰기를 준비했어야 어떠한 공격적 질문에도 충분히 답변과 반론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주장하는 내용이나 근거 자료 제시, 질문하는 내용과 반론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꼭 본인의 힘으로 그리고 팀원이 함께 의논해서 준비해야 한다. 다른 학습활동도 마찬가지지만 대립토론은 반드시 학생들이 스스로 근거 자료를 찾아서 발표안을 준비해야 한다. 선생님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모든 것을 전적으로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의존하면 백이면 백 패배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곧 팀원이 힘을 합쳐 준비해야 한다.

이를 극복하는 좋은 사례가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는 대립토론을 3차시로 이어지는 시간 운영을 하면서 교과 수업 시간에 활용하고 있다. 1차시에는 토론 안건에 대해 협의한다. 안건을 분석하고, 한계점은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안건을 해결하기 위한 설계를 논의해 수립한다. 안건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충분한 탐색 방향이 정해지고 토론 분위기가 조성되어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 2차시에는 정해진 룰에 따라 열띤 대립토론이 이루어진다. 흥미 있고 생동감 있는 활기찬 토론을 할 수 있다. 3차시에는 1, 2차시에 있었던 대립토론 내용을 정리해 글로 쓰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글은 대립토론을 통한 창의적인 자기주장에 대한 글쓰기가 된다. 논리적인 글쓰기 즉 논술 공부가 이루어진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3차시에 걸친 대립토론 관련 학습은 주장하는 글을 창의적으로 쓸 수 있는 학습으로 이어진다. 이는 대학입학 논술고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대립토론으로 길러진 글쓰기 능력을 바탕으로 한 논술이야말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글이 된다. 이런 글이야말로 논술고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주장하는 글이 된다.

  "퍼펙트토론"(박보영지음),행간출판사,2015.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