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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학교(Debating School)

📚“책 읽어주기로! 아이가 독서광이 되었어요”(47)

-책 읽어주는 부모, 책 사랑하는 아이: 아자! 가가꾸소 실천기-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토론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아윤이가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시사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누다가, 생각이 서로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조용히 말하던 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말을 끊고 동시에 이야기하며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아윤이가 갑자기 책을 덮더니 말했습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잠깐만요! 토론하시려면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목소리를 낮추셔야 하고,

외할머니가 말씀하시면 외할아버지는 잘 들으셔야 해요.

외할아버지가 말씀하시면 외할머니도 잘 들으셔야 해요.

그리고 순서대로 말씀하셔야 해요.”

그 말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순간 말을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래, 정말 그렇구나. 아윤아 고맙다.”라고 말하며,

아윤이의 조언대로 차분히 다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나는 토론 교육을 수십 년 해왔음에도,

정작 가정에서는 그 원칙을 지키지 못한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윤이의 말은 단순한 훈계가 아니었습니다.

경청과 질서, 배려와 예절을 모두 담은 작은 토론 교과서같았습니다.

더 놀라운 건, 우리가 그 어떤 토론 교육을 따로 해 준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유치원에서 배웠거나, 책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순간은 책이 아이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였습니다.

가정에서도 실천하는 토론의 문화를 체험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은 생각했습니다.

말하기와 듣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법은

가정에서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에서 배운 태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가정 내 토론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윤이의 말 한마디는 단지 귀여운 일화가 아니었습니다.

가정이 아이의 배움터가 되고, 말 한마디에서 그 아이의 내면과 생각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 티노 박사의 Tip!

가정에서도 '말하기와 듣기'의 질서를 지키는 연습을 함께 해보세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말하는 법, 듣는 법, 표현하는 법은 책 속에서 배우고, 가정 안에서 익힐 수 있습니다.

소통하는 가족’, 그것이 책 읽어주는 가정의 또 다른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