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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31)

5월 9일 월요일 28일째

<빛의 신비 2 감사>

기상 : 05:01

출발 : 7:17 / 도착 : 13:30 (6시간 13분)

Sarria -> Portomarin (23km)

<날씨> 비가 오다 갬, 좀 쌀쌀하다

<숙소>Alb El Caminante

요양병원 변형인 듯, 침대며 화장실 등 2인실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개조형이라고 생각하며 병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하며 이 생각 저 생각하니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

 

<순례길 풍광>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이며 비온 후라서 그런지 산속 길은 길대로 동네길은 길대로 진흙탕 길이고 돌길 투성이다. 그리고 간혹 도로와 연결되기도 한다. 동네와 길 대부분에 진흙탕길이고 소똥 투성이 이고 온통 소똥냄새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이다.

나는 이 길을 이름하고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하지만 쉴만한 자리도 없다. 성당도 없다. 한 곳에 성당이 있는데 작은 성당으로 납골당과 함께 있다. Galicia에는 주로 성당과 공동 납골당이 함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23km정도를 쉬지 않고 달려온 느낌이다. Portomarin 에는 큰 강이 흐른다. 강을 건너는 긴 다리 정말 무서워서 건너기 힘들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내리막은 좁은 돌길이고 가파르고 조금은 흥미로운 길이었다. 드디어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가 2자리 숫자로 줄어든 구간이 되었다.

 

<묵상 : 말>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에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말은 참 중요하다. 아침에 기도가 끝나는데 카톡으로 문자가 들어왔다. “삼전동 간다.”는 것이 그래서 내가 알면서도 웃자고 “왠 삼전동에 가나?” 하고 답을 보냈더니 “꼭 그렇게 찝어야 해” 나는 웃자고 하는 말인데 그렇게 답이 와서 어색했다. 말에도 마찬가지다. 말을 잘못 이해한다든지 오해하여 서로 감정을 상하고 서로 불화의 씨앗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본다. 나는 늘 마음으로 다짐한다. 나이가 먹을수록 말을 적게 한다. 남의 말을 들어주는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과 그다음은 나이 들면서 지갑은 열고 입은 닫는다는 것을 철칙으로 생각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 이야기는 되도록 말을 줄이고 베풀라는 것이다. 대체로 나이 들면서 말을 많이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노인이 되면 잔소리가 많다고 하는 것은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누가 듣지 않는지 생각지도 않고 자기말만 앞세운다. 말을 가다듬고 말을 적게 하고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고자 한다. 우리의 일상을 보자. 귀는 2개요 입은 하나다.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듣는 비율을 2:1로 함을 뜻한다. 말은 1이요 듣는 것은 2의 비율로 살아가라고 인간이 창조되었음을 뜻한다. 말을 아끼고 줄이고 잘 들어 주는 자세로 거듭나고자 한다.

 

<순례길은 네발로 걸어라>

순례길 걷는 사람들을 보면 스틱 없이 걷는 사람, 지팡이 1개들고 걷는 사람, 스틱을 2개를 가지고 걷는 사람으로 구분되는데 나는 반드시 스틱(가볍고 단단한 것을)을 두개 들고 걷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그런데 스틱 2개를 가지고 걷는 사람도 네발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반드시 두 팔을 이용하여 배낭의 무게를 스틱에게 주어 두 팔에 맡겨야 한다. 그리고 걷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왼발+오른손 스틱, 오른발+왼손의 스틱이 땅에 닿고 스틱으로 스키타기 전에 구르기 하듯이 체중을 실어 뒤로 밀어주며 걸어야 아주 편하고 힘을 적게 들이고 걸을 수 있다.

스틱을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틱을 짚되 건성으로 짚으며 걷는 사람은 발에 반드시 이상이 생겨서 고생을 하게 된다.

스틱 사용 방법이 평안한 순례길의 기초가 된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순례길의 고통을 십자가에 달래며
드디어 두자리숫자...
온통 소똥으로 범벅이 된 흙탕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