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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33)

511일 수요일 30일째

<영광의 신비 4 감사>

기상 : 4:30

출발 : 6:20 / 도착 : 1:50 (7시간 30분)

Palas de Rei -> Arzua (29.5km)

<숙소 >

Alb Santiago Apostol Pension 2인실 30유로 – 쾌적하고 깔끔하다

<날씨> 뭉게구름은 끼어있지만 개었다. 12시경에는 햇빛이 강하였다.

기온 따뜻함을 느낀 정도다.

 

<순례길 풍광>

어두운 아침에 출발하는데도 아름다운 새소리는 여전하다.

원래 국도가 순례길 코스가 된듯하다. 약 2km 넓이의 작은 자갈이나 모래가 깔려있는 촉감 좋은 길이 대부분이다.

오르막과 내리막 조화를 이루며 이어진다.

매우 아름답고 좋은 길이다. 커다란 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매우 포근하고 정겹다.

나무에서 뿜어내는 산소를 먹으며 걷는 상쾌한 순례길이다. 중간에 커다란 마을을 지날 때만 아스팔트길을 제외하고는 흙길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진흙탕 길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아주 일부분이다.

환희 단계의 길답게 성당 4곳이 문이 열려있고 안내하시는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으며 스템프를 찍어주었다.

성당마다 성체조배 그리고 묵상을 하고 나오니 순례길이 즐거웠다. 숙소 또한 어제 예약을 했기에 순조롭게 숙소에 들 수 있었다.

 

<묵상 : 어둠>

빛을 이기는 어두움은 없다. 사람에게 어두움은 아주 금물이다.

어두운 사람, 경기의 전망이 어둡다, 어두운 그림자, 모두 안 좋은 징조를 나타낸다.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어둠이란 밤을 제외하고는 없었으면 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생각을 바꿔 성격이나 표정에서 어둠을 몰아내는 방법을 묵상한다.

성격이나 표정에서의 어둠은 삶의 방향을 마이너스 쪽으로 바꾸어 놓는다.

어둠을 몰아내는 방법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늘 긍정적이고 기쁘고 희망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충분히 밝은 쪽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그 다음은 시간을 내어 웃는 연습을 한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매일 3~4분씩 미친 듯이 웃는다면 어둠이 사라진 얼굴로 변화가 된다.

세 번 째는 웃음이 많은 사람을 멘토로 정하여 그 사람의 웃는 표정을 따라 그 사람과 같이 하려고 노력을 한다면 생각이나 표정에서 어둠이 사라진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웃으며 “올라” “ 부엔 까미노” 하면서 웃음 띤 표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러한 표정에는 어둠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되어간다.

만날 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 웃어주는 풍요로운 인간미를 찾을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어둠을 가지고 있다가도 밝은 얼굴로 돌아간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사람의 원기를 찾기 위해 모여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의 눈에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살맛나는 사람로 변화시켜주는 변화의 길이다. 마음의 고향 같은 길이다

 

<오늘의 주제 : 발걸음을 맞추는 부부를 본다.>

천천히 여유 있게 걷는 외국인 부부를 본다.

부인이 힘들어하며 천천히 걷는다. 남편은 옆에서 격려하며 아주 적당하게 천천히 부인의 발걸음에 맞춘다. 얼마나 좋은 모습인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숙소 가까이 있을 때 외국인 중년부부는 손잡고 천천히 발걸음을 맞추듯이 걸어간다.

서로 발걸음을 맞춘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늘 그래왔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서는 순례길에서 발걸음을 맞추어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부부가 발걸음을 맞추는 것은 쉬운 듯이 보이고 평범한 듯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평소에 부부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걸어가며 서로 협조하는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부부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모습이다.

평소에 그런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매우 힘들고 어렵다. 부부가 서로 발걸음을 맞춘다면 다른 일에서도 서로 아끼고 서로 이해하고 서로 협조하는 관계 형성이 바로 발걸음을 맞추며 걷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협동 관계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비록 두 부부를 예를 들었지만 사회의 기초는 부부관계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부부사이가 튼튼하고 돈독하면 가정이 튼튼하고 사회가 안정적이 된다. 순례길의 성당에서 묵상하거나 미사에서 만난 사람들은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그리고 행복하였다.

모두가 발걸음을 맞추는 부부들로 보여진다. 순례길에서 만난 부부들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부부들이 있다

-독일에서 온 자전거로 순례하는 부부

-프랑스에서 온 장년 후반부의 부부

-버지니아에서 온 장년의 한국교포 부부

-한국에서 온 장년 부부

-독일에서 온 장년 부부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났지만 특히 위에서 예를 든 이분들을 통해서 삶이 행복해 보였고 나와 대화를 하면서 대단히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웃음을 나눈다던지, 사진을 서로 찍어주거나 함께 촬영하면서 나에게 매우 우호적이었다.

발걸음을 맞추는 부부들을 통해서 삶의 맛을 느끼고 부부의 소중함을 깨닫는 하루가 되었다

 

<재미있는 일이다.>

Leon, Sarria, Portomarin 부터 출발하거나 관광차로 실어다 놓고 걷는 관광차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을 본다. 이들을 보면서 공통점을 찾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한번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서 정리하여 보았다.

이들은 신발 깨끗하다 / 기념품 판매점에서 파는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 끼리끼리 몰려 다닌다 / 인사로 올라! 부엔까미노를 나누지 않는다 / 오르막길에서 퍼진다 / 배낭이 간단하다 / 일단 복장이 간편하고 깨끗하다 / 함께 행동을 한다 / 관광객 티를 낸다 / 진지함이 부족하다 / 자기 성찰하는 자세가 없다 / café, bar에서 티낸다 / 사진찍기에 바쁘다

 

<아버지/아들의 마음 나누기>

아버지의 영어 사용 능력을 걱정한다.

왜 물어보는가?

혹시 잘못 사용하거나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데 책잡히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고맙다.

한국에 가면 영어 교육을 제가 다시 시켜 드려야 하겠다고 한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영어로 질문하거나 외국 사람과 대화를 하면 아들은 무척 신경 쓴다.

그래서 아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제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물론 외국어 구사능력이 유학 다녀 온 아들과 같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에 약한 것에 주눅 들지는 않으련다.

고국에 돌아가면 좀 더 외국어 공부에 노력하겠지만...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트레킹화 그속의 발 고생했다

 

 

우리 父子를 재워줄 알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