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토론 잘 하는 방법(4)

박보영(박보영토론학교 교장. 교육학박사)

 

자료를 가공한다

안건을 해결하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찾았으면 수집 분석,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가공 절차를 거쳐 나만의 자료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자료의 가공이라고 부르자. 자료의 가공은 안건에 대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를 재구성하는 것과 이해하기 쉽도록 도표화, 도식화한다든지 또는 그림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같은 안건이라도 자료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주장하는 방법과 내용, 즉 안건에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설득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생긴다.

데이터를 똑똑하게 활용하자

자료를 찾아 가공할 때 자료에 포함하는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자.

안건을 주장하기 위해 데이터를 충분히 갖추는 것은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 이유는 한두 가지 사례만으로, 혹은 빈약한 데이터를 활용해 성급하게 일반화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혈액형 O형의 신입사원이 언변이 좋고 외모가 산뜻하다고 하자. 그것을 보고 모든 O형을 가진 사람은 언변이 좋고 외모가 산뜻하다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또 사무실에서 책상에 발을 올려놓고 있는 외국인을 보고 외국인은 모두 책상에 발을 올려놓는구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런 일은 예외도 있고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예를 토대로 볼 때 일반화할 경우에는 데이터의 양이 풍부하고,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비록 반대의 예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해야 한다. 즉 일반화는 양과 질 양면에서 충분한 데이터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 논의는 진실로 일반화된 것인가의 문제다. 가령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눈동자가 파랗다고 하는 논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먼저 평균적이라는 말의 정확한 기준이 없다. 그것은 별개라 하더라도 10명을 조사 했어도 그 속에는 갈색이나 회색에 가까운 눈동자를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따지면 미국인은 갈색의 눈동자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데이터가 일반화할 수 있는 근거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자료를 어떻게 전달할까

분석, 정리한 자료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서도 청중과 심사위원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아래는 안건 저조한 성적을 음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가를 토론하기 위해 찾은 자료이다. 글로 정리한 것과 도표로 만든 것을 비교해보자.

글로 정리한 자료의 예

두뇌 음식의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로 영국의 친햄파크 초등학교의 예를 제시하고자 한다. 영국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인 초등학교의 임상 실험 내용이다.

-급식 변화: 음식은 예전엔 생선 튀김, 감자칩, 쇠고기 버거, 피자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실험 중에는 유기농 음식 재료를 썼고, 인공조미료나 소금은 먹지 않도록 했다. 감자 으깬 것, 현미, (영양 파괴를 막기 위해) 증기에 찐 브로콜리 등을 제공하는 급식을 실시했다. 식단은 정부기관과 병원의 영양사가 짜주었다(유기농 소시지 구이. 신선한 과일 샐러드 등). 학생 중 절반은 집에서 도시락을 짜왔다(건강 요거트, 바나나, 무가당 주스, 초콜릿 비스킷, 치즈 등). 단 음식은 먹지 않고, 꿀도 특별한 때 조금만 먹었다. 점심 후 수업 직전에 우유와 비타민 보충제를 먹었다.

-운동 프로그램: SAQ 운동(1시간/)으로 속도(speed), 지구력(Aqility), 순발력(Quickness) 훈련을 통해 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두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업: 컴퓨터 수업에서도 몸에 좋은 음식 고르는 법을 가르쳤다. ‘음식건강을 정규 수업 과정에 추가했다.

-결과: 2년 후 어마어마하게 성적이 올랐다. 4~11세의 교육 효과와 성과가 가장 컸다.

위의 글로 설명된 자료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주장을 할 때 보통 글로 된 자료를 읽거나 출력해서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연 토론장에서 그 자료를 유심히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처럼 좋은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제시하는 방법이 서툴러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음과 같이 도표로 만들어 보여주면 어떨까? 

듣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료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자료로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자료를 가공해야 하는 이유다.

자료를 가공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바란다. 이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자료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자기주장을 뒷받침하고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료를 어떻게 재구성해 언제, 어떻게, 무슨 자료를 활용하느냐가 대립토론을 승리로 이끄는 관건이 된다.

 

 

 

Posted by 토론은 게임이다. 바로 대립토론! 笑山 박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