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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3)

411(월요일)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하루 전

파리에서 생장으로 가는 새벽 첫 기차를 타기 위해 숙소도 역 앞에 있는 호텔로 정했다.

5시에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 미리 준비한 전투식량으로 아침을 그야말로 때우다시피하고 호텔을 나오니 캄캄한 새벽이다.

길을 잘 모르지만 아들의 안내로 역을 찾아 간다.

순례길의 시작일이나 다름없다.

오늘은 9일기도(묵주기도)를 다시 시작하는 날이다.

어쩌면 20여년동안 매일 아침마다 드리는 9일기도와 산티아고 순례길 일정이 이렇게 맞는 것도 신비롭다.

계속해오던 9일기도, 순례길 일정도 이러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계획한 것인데 이렇게 시작하는 날이 똑같다니...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떠난다! 산티아고를 향해서...

준비 한다고 하지만 마음으로만...

떠난다고 하지만 미지의 세계...

왜 산티아고 길일까?

가기 위해서, 걷기 위해서, 고민하고 묵상하기 위해서,

고민한다. 무엇을 위해 고민하는가?

묵상한다 무엇을 묵상 하는가?

내 나이 70+1 고민한다고 해결될 되고, 고민한다고 무엇을 얻을까?

믿고 얻고 해결하니 무엇이 어떻게 될까? 묵상한다고 무엇을 얻을까? 묵상한다고 과연 무엇이 어떻게 변할까?

내 나이 70+1, 변하면 무엇이 어떻게 될까? 그렇지만 걷고 묵상하고 고민하겠다.

성인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오직 자비의 얼굴을 갖기를 기대하며 주님이 나를 통해서 표현되기를 기대하며...

아들과 함께하는 순례길.

나를 찾고 나와 아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깊이 생각하고 함께 나누고 같이 걸으며 동반자로서 산티아고를 향해

서쪽으로 서쪽으로 걷고자 한다.

! TGV

TGV 는 달린다.

산티아고를 향해서 질주한다. 설레임 걱정 염려 가슴 벅참을 싣고

처음 타는 TGV

아들과 나는 함께 차창 밖으로 먼 곳에 시선을 모으며 마음은 생장에 두고 TGV에 몸을 싣고 달린다. 이 마음을 TGV는 알까? 나의 마음은 복잡하다. 지금 나의 앞뒤에서 여행자들의 소곤거리는 이야기 소리에 나의 마음 그런 장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 관심가지 않는다. 우리들은 내일부터 이어지는 순례길로 머리속을 채우며, 마음을 모으고 각자 생각을 달리하며 달리는 TGV에 몸을 싣고 있다. 모든 것을 싣고 있다.

이렇게 순례길을 기록할까?

1. 날짜

2. 9일기도

3. 기상시각

4.출발시각

5. 코스 어디에서 어디까지

6. 일기 상태

7. 순례길 풍광

8. 오늘의 묵상

9. 오늘의 주제

10. 관계(아들/아버지)

11.나를 돌아보는 시간

 

(아버지/40년 동안 교육자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70대)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순례길을 걷고자 나선 30대 젊은이)

출발 전날 생장의 성당에서 미사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