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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12)

420일 수요일 제9일차

<묵주 기도 빛의 신비 :청원>

<기상>오전 518

<출발>오전 8

<도착>오후 120

<걸린시간> 5시간20

<출발------도착>

Najera ---Santo Domingo de la Calzada : 21km

<숙소>Casa del Santo

<날씨>

아침에 내리던 비가

점차 그치기 시작하더니 오전 10시 이후 쾌청 해진다.

최고의 풍광이 펼쳐질 줄이야

날씨는 순례길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고통스럽게 하기도 한다.

오늘은 날씨가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한다.

9일 만에 맞는 비, 일기 때문에 염려를 했다

대비는 잘 했지만...

바지, 신발, 비옷, 모두 방수 처리를 했다

<오늘의 주제 1> 배려

산티아고 순례길은 배려의 연속이요

배려로 점철 된다.

순례 길에서

알베르게에서

순례 길을 걷는 모든 이는

배려를 배우고

배려를 실천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800km 순례길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이렇게

오늘도 세계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서 배려 속에 함께 걷고 있다.

순례길에서 익숙해진 배려를 세상 속에서 실천하고자 한다.

수 백 년 동안 걸으면서 실천한 순례길의 배려를 익히고자 이 길로 모여들고 있다.

앞으로도 모여들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영원할 것이다.

배려 배려를 함께 하며...

<오늘의 주제 2> 순례길 565 km

순례길에서 느끼는 감동의 눈물

사제의 손에 든 묵주

자랑스런 아들, 무기력한 나

9일 만에 느끼는 순례의 기쁨

순례길에 생긴 도시 도밍고

메사의 땅이 좋으면 밀, 나쁘면 보리

아버지 속도를 늦추세요

이런 어울리지 않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565km 통과하는 길이다.

<오늘 만난 사람들>

la에서 온 부부, 서울에서 온 아가씨와 아일랜드 청년

필리핀에서 온 자매, 스페인에 사는 한국 교포 부부를 순례길에서 만났다.

신부님, 요꼬, 아들, 4명이 함께 한 오늘의 순례 길이다.

<오늘의 주제 3>

순례길에서의 비

처음 맞는 순례길의 비다

염려와 불편함으로 이어지는 순례길 아무 찡그림이나 흐트러짐 없는 얼굴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출발한다.

걷는 길이 비로인해 흙투성이가 되고 물구덩이 진흙범벅이 되어도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은 변함없이 이어진다.

세계 각국의 비옷은 순례길에서의 패션쇼를 이룬다.

순례길의 비는 걸음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

축복의 길로 이어진다.

어려움과 불편함은 순례길의 사람들을 더욱 돈독하고 끈끈함으로 이끈다.

비를 만남은 또 다른 순례길의 풍광을 접하게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비내림은 축복이요

산티아고 순례길의 비는 하느님이 내려주는 은총의 비로

나는 즐기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나는 말한다.

생장에서 출발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축복의 길이요 고통의 길이기에

출발 하면서 축복을 받으며 순례길의 첫발을 내딛는다.

 

생장에서 우리가 떠나는 순례길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성당에서...

마을마다 이어지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당으로 향한다.

그래서 성당을 거쳐 가는 순례길이라 칭한다

 

순례길은 모두가 성당으로 향한다.

마을 마을마다 이어지는 순례길은 성당을 거친다

우리가 만나는 성당에서 만나는 주님은 우리를 환대해 주신다

나는 주님을 만난다.

 

순례길에서 거치는 성당, 또 성당으로 간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당으로 향한다.

조개들이 한 곳으로 모여 들 듯이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모여든다.

걷고 또 걸으며

고통과 어려움과 슬픔과 기쁨과 감격과 환희를 안고

순례길은 성당으로 향한다.

 

나는 말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당에서 출발해서 성당을 거쳐서 성당으로 향하는

환희의 길이요 주

님을 만나는 길이다라고.

 

<오늘의 묵상> 어려움과 고통

어려움이 쌓이면 고통으로 이어진다.

산티아고순례길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점..의 이어짐이다

그 뒤에는 무엇이 있기에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동반자가 되어

격려자가 되어

걷고 있을까?

동행하고 있을까?

 

독일의 시인 휠더린은 말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모든 것이 너에게 축복이 되리라 기쁨을 향해 돌아서라라고 말한 것과 같이 어려움이 닥치면 서로 격려하고 고통으로 주저앉으면 일으켜 세워 주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동반자가 되어 어려움으로 포기할 까 망설이면 함께 동행하고

고통으로 평안함을 갈망하면 고통의 십자가를 함께 메고 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이 길은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사회로 향하는 교회의 모습을 깨닫게 한다.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이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걸으며 기도한다

건강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

직업을 못 구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걷는다.

어려움과 고통을 이기는 길을 배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오늘의 주제 4> 순례길에서 감동의 눈물

70년대 삶에서

아름다운 자연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던 때가 있었던가?

순례길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펑펑 쏟아지는 감동의 눈물

565 km지점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가슴으로 느껴지는

순례길에서의 환희!

가슴 벅참을 참을 수 없다

카메라 렌즈로

이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담을 수 없다.

도저히 담고 싶지 않다.

이 아름다운 자연!

하느님의 작품이 아닌가!

어찌 인간이 만든 작은 기구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가?

아름다운 순례길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하느님의 작품에 신비의 눈물, 감동의 벅찬 눈물을 흘린다.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는 기쁨의 눈물을...

나는 565km 길에서 한 없이 한 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카메라의 셔터를 닫을 수밖에 없다.

 

<아들에게 쓰는 아버지의 편지 >

아들아 고맙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와 함께 해 주어서 고맙다

혼자서도 고통이 따르는 길이고 걷는 조차 힘들 것인데 아버지를 모시고 걷는 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겠니?

일정을 조정하고 숙소를 정하고 매 끼니마다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구나

많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그리고 경비를 조정하며 알뜰 살림을 꾸리는 일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을 나는 안다.

아버지를 모시는 일에 게으름이 없으니 고맙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언제 아들과 이토록 오래 동안 함께 한 적이 있었니?

아들의 능력을 믿는다.

세심하고 꼼꼼하고 철저한 아들이 고맙게 생각된다.

순례길을 함께 걷는 일은 잘 했구나.

걷는 어려움. 무거운 짐을 소화해야 하는 고통. 잘 맞지 않는 식사. 불편한 잠자리를 감수해야 하는 순례길.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순례길이 아닌가?

이를 극복하고 아버지와 아들은 아무 갈등이나 충돌 없이 함께 걷고 있으니 나는 기쁘고 고맙다

아들아 고맙다

<아버지/아들의 마음 나누기 1>

아버지 속도를 좀 줄이세요.

이 소리에

교만하지 말자

오버 하지 말자

나이를 생각하자

과신하지 말자

남아있는 길, 걸어야 할 길을 생각하자

나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아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을 내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고통을 토로 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만 순례길 걷기를 시작하고 하루가 지나고 나서 오기를 잘했다는 말에 나도 내심 아들과 함께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순례길 걸으며 아들의 걸음을 재촉하지 않는다.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는다.

나와 보조를 맞추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들은 아들의 속도가 있다.

아들이 지고 가는 배낭의 무게가 있다.

이에 따른 아들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 있다.

아들의 생각에 깊이가 있다

아들이 고뇌하는 바가 있지 않은가

아들의 순례길을 대신 걸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둘이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아버지의 역할이고 존재감이요, 자리하고 있음의 의식이 아닌가?

속도를 줄여 줄께

아들의 말을 들어주는 아버지가 되기로 나는 노력하련다.

이렇게 하겠다고 처음 한국을 떠나 올 때 마음으로 다짐한 바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우리 순례길의 여정에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지기를 기도한다.

주님께 감사한다.

오늘의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대화로 순례길에서 표현되고 이어지기를.

 

<오늘의 주제  5> 순례길에서 안시顔施

웃는 얼굴로 기쁨을 주는 안시顔施

스페인 사람에게서 안시顔施를 배운다

순례길에서 웃음을 주는 사람을 만난다.

나에게 힘이 되어준다.

나의 고통을 덜어준다

돈 안 들이고 타인에게 행복을 주는 선물

인간에게만 내려 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다

남은 인생에서 무재칠시를 실천하고자 다짐 한다

꼭 실천 할 것을 순례길에서 다짐한 마음의 산물이다.

마음을 굳힌 과제의 한 가지이다

그 중에서 으뜸은 안시顔施

오늘도 순례길에서 만나는 스페인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무재칠시(無財七施) 재물 없이 베푸는 일곱 가지 보시(布施)를 되새겨본다.

첫째, 자안시(慈眼施), 부드럽고 자비로운 눈빛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화안시(和顔施), 자비롭고 미소 띤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 언사시(言辭施), 아름답고 공손한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넷째, 사신시(拾身施), 몸소 행동으로 사람들을 돕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심려시(心慮施),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 방사시(房舍施), 방을 깨끗하게 준비해서 손님에게 방을 내주는 것을 말한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휴식의 순간

 

순례길의 모습들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길

 

몇구간 동행한 일본의 아가씨
순례길 길! 길!길!
모처럼 중국집에서의 회식
동행하신 신부님
순레길의 풍광 오로지 걸으며

 

아름다운 순례길

 

반대로 걷는 사람들도 있네요
성당
알베르게(숙소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