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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11)

419일 화요일 제8일차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청원>

<기상>오전 5시 5분

<출발>오전 6시 50분

<도착>오후 2시 5분 도착

<걸린시간>7시간15분

<출발----도착>

Logrono — Najera: 31km

<숙소> Alb Puerta de Najera

<날씨>

날씨는 흐리고 찌뿌듯하다 방금 비가 쏟아질 듯하다.

오늘은 비옷을 입을 각오를 하고 걷는다. 그런데 10시 경부터 바람이 세게 불어오기 시작한다. 얼마 후 동쪽 즉 뒤쪽의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게 웬일일까?

점점 뒷바람은 세게 불기 시작한다. 구름이 서쪽 즉 앞쪽으로 몰린다.

뒤쪽은 구름의 틈이 점점 넓어지고 뒷바람에 내 몸무게는 가벼워진다.

이것이 하느님의 도우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오늘이 가장 킨코스 31km이지만 쉽게 마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식사> 아침은 빵 하몽 우유 계란 두개 쥬스

<순례길 풍광>

아들의 컨디션이 최악이다.

감기 몸살 초기인 듯하다.

어제 가지고 온 약을 먹었지만 몸 컨디션은 최악이다.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긴 코스 31km이다.

바람의 영향으로 쉽게 마칠 수 있었다. 태원이는 발을 절둑거린다.

나도 발에 이상 증후군 현상이 조심스럽다.

서울에서 온 부부를 만났다, 헤어졌다 하며 인사를 나누며 걷고 있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교황님 목장牧杖 모양의 지팡이에 쇠 장식으로 만든 주전자 모양의 장식을 달고 이상한 복장을 하고 전단을 나누어 주며 걷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특이한 사람이다.

오늘이 8일 째 인데 보는 사람마다 절뚝절뚝 어우적 어우적 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버지니아에서 온 부부를 만났다. 오늘 부인의 무릎이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3일 동안 이곳 숙소에서 꼼짝 않고 쉬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난다.

일본에서 온 아가씨와 아들이 대화가 통한다. 한국말도 제법 한다. 부산에서 1년 서울에서 1년을 살았다고 한다. 역시 무릎이 아파 절뚝거린다.

어제 하루는 쉬고 걷는다고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너 나 그리고 사람들은 걷고 또 걷는다.

이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인가 보다.

또 다른 풍광 한 가지!

스페인 사람들은 운전을 할 때 사람이 길을 건너면 무조건 선다.

특히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보면 선다. 지키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본다. 순례길을 걷는 동안 내내 자동차 경적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숙소에서>

오늘의 숙소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이층 침대가 방 마다 3개-5개 빼곡하게 놓여 있는 그야말로 수용소를 방불케 한다. 구석구석에 문으로 칸을 막았다.

우리는 4인 1실 3인 남자 1인 여자가 함께 사용한다. 어색 하지만 특이한 일이다

바로 순례길 진풍경이다

한 곳 즉 산티아고로 모이는데 남녀가 무슨 상관인가!

< 아버지/아들의 마음 나누기>

아들은 건설 회사에서 근무 했다

8월부터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기 위해서 별도의 자금을 마련하느라 아침 5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고된 일을 하였다.

별도의 특근 수당을 모아 순례길 기금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아들의 이야기인 즉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순례길에 와서 걷지도 못하였을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 할 뿐더러 순례길 걷기에 적응하지 못하였을 것이란다.

이러한 아들의 이야기에서 준비를 철저히 한 아들

힘든 순례길을 굳은 의지로 도전해 보겠다는 도전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지금까지 잘 적응하고 있어 감사한다.

오늘은 감기 몸살 초기 증상이 있는 어려운 몸 상태인데도 가장 긴 31km 코스를 참고 잘 견뎌내고 있다. 앞서가는 아들의 뒷모습에서 애처로움도 느끼며 나는 걷고 있다.

해 보겠다는 의지의 폭발을 나는 기대 해 본다.

내가 외국인과 대화를 할 때 옆에서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하며 잔소리를 ….

< 오늘의 묵상> 만남

사람과 사람이 순례길에서 만난다.

가벼운 웃음, 무뚝뚝함, 밝고 아름다운 표정,

정겨운 사람과의 만남은 더욱 힘을 솟구치게 한다.

피부색이 다르면 어떤가!

만남은 의미를 갖게 하고

만남은 내일을 열게 한다.

순례길에서 만남은 내일을 약속하지 않는다.

오로지 순례길에서의 만남이요.

또 걸으면서 만남이다

언어가 다르면 어떤가!

순례길은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통하게 한다.

순레길의 만남은 이야기를 만든다.

인생길에서 만남

순례길에서의 만남

서로 같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순례길에서의 만남은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

내일이 있게 한다.

기쁨이 있게 한다.

환희가 있게 한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로 사람을 모으고

만남을 만드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순례길에서의 만남에 감사한다.

나에게 내일의 참 삶을 만들어 주었기에 감사한다.

<오늘의 주제> 내일에 대하여

내일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 희망,

산티아고 순례길은 모험의 연속이다.

내일은 어떤 길이 나에게 펼쳐질까?

내일은 나의 몸의 어떤 부분에서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들릴까?

내일은 날씨가 어떠하여 나에게 고통을 배가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은 오직 한 분이시다.

그분께 맡기기로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내일은 어떤 만남이 있을까?

내일은 무슨 음식을 먹을까?

내일은 어떤 사람과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갈까?

내일은 어느 성당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을까?

내일은 어떤 자연이 나를 감탄케 할까?

아이고!

내일 일은 내일 일이다.

이제 내일이면 알게 될 걸 미리 조급해 할 필요가 있을까?

내일에 대한 궁금증

내일에 대한 생각은 접기로 한다.

순례길은 오늘 지금 일이 중요하기에 내일 일은 잊고 걷고 또 걷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내일의 궁금함은 나에게는 없다.

오로지 한 분이신 주님께 맡기기로 한다.

그분만이 내일 일을 아시기 때문이다.

순례 길에서 내일은 내 일이 되어야 내일이 있었음을 깨닫게 만든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아들과 동행하신 요한 신부님

 

순례길의 풍광
무덤의 모습
순례길의 풍광
목장길따라
576km 남았네요
공동묘지
순례길 풍광

 

각나라의 사는곳에서 가지고 온 돌을 놓고가기도하고

 

산티아고까지 592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