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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17)

 

425일 월요일 제14일째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청원>

<기상>오전 5시05분

<출발>오전 6시23분

<도착>오후 2시10분

<걸린시간> 7시간47분

<출발----도착>

hontanas---- Boadilla del Camino: 26km

<날씨>

서쪽 하늘에 둥근 달이 둥실 떠 있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다

어둠을 뚫고 걷고 있는데 몹시 춥다 손이 시리고 귀가 아리다.

길에는 서리가 하얗다

아마도 섭씨 0도는 되는 듯하다 낮이 되니 햇볕이 따갑다. 정말로 맑은 날씨다

<숙소> Alb En el Camino Hotel

2인실 45유로 모처럼 시기에 깨끗한 곳을 찾았다

<3단계의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는 3단계로 구분하고자 한다.

1단계는

시작 일로부터 12일 13일 째 생장에서 burgos까지

기대 반 설레임 반 순례길을 출발하며 웃고 즐기고, 사귀고 만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적응해 가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두고 온 조국도 가족도 이웃도 생각 밖으로 보내며 순례길을 적응해간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왜 이 길을 걸을까?

순례길을 걸으면 나에게 어떻게 무슨 도움이 될까?

알베르게는 어떻게 찾고 어떤 수준으로 할까?

식사 걷는 속도 잠 등등 기준도 정하고 적응해가는 단계이다

일명 또 다른 사람은 Birth(탄생)단계라고도 한다.

1단계 순례길을 마치면서 신기하게도 며칠을 함께 걷던 박요한 신부님과 헤어지고 로꼬 일본 사람도 헤어진다.

1단계 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2 단계를 예고하는 일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신비의 길이요. 축복의 길이며 신앙인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이끄는 길이기도 하다.

2단계는

Burgos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새로운 만남, 외로움. 고뇌

무슨 소리고 나 자신을 깊이 생각하며 걷는 단계이다

길 자체가 평탄하고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높낮이도 거의 없지만 힘든 단계이다.

그리고 거리도 30km 정도의 긴 코스를 걸어야 한다.

그래서 일컫기를 Death 죽음의 코스라고 칭하기도 한다.

3단계는

Rebirth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재탄생의 길이다.

희망이 있고 환희에 순간을 맛보게 된다. 활기차고 감사하고 축복의 길이 된다.

Sarria에서 산티아고 Santiago 즉 목적지까지 다

<오늘의 묵상> 금문교와 레드우드(Red Wood)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면서 나의 신앙생활을 반성 한다.

신앙생활을 반성할 때마다 매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미국 샌프란치스코의 금문교 이야기다.

본래 금문교를 만들 때 레드우드(Red wood)라는 2천 년 된 나무의 뿌리에서 지혜를 얻어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특성이 있다.

첫째, 다른 나무보다 땅 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둘째, 잔뿌리가 무척 많으며, 그것이 자갈과 박토를 피해 꼬불꼬불한 형태로 물이 있는 먼 곳까지 뻗어나가 물을 공급해 준다.

셋째, 뿌리가 큰 바위를 감고 있어서 폭풍이 불어 나무가 흔들릴 때도 반석을 휘감은 뿌리 때문에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문교를 시공한 사람 역시 레드우드 나무처럼 반석이 나올 때까지 깊이 파고 들어가 그 위에 교각의 지주를 세우고 서로를 연결하여 건설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떠한 폭풍과 지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늘까지 안전하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런 점이다

근본 바탕이 흔들리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사랑을 바탕으로 이웃에게 베풀며 사는 신앙생활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천주교 신자로서 더욱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지만 흔들릴 때 나는 레드우드 정신을 떠 올리곤 한다. 더욱이 순례길에서 나의 신앙을 묵상하면서 더욱 새롭게 느끼게 된다.

<오늘의 주제 1> 성당의 종소리

순례길에서 듣는 성당의 종소리는 축복의 종소리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기도와 묵상으로 이어지기를 지원해 주는 기도의 종소리다. 순례길은 성당을 이어주는 길이기에 축복의 종소리와 늘 함께 한다.

매시마다 그리고 매시 30분에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 덕분에 순례길에서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게 된다.

성체조배를 정성껏 할 수 있도록 순례자들을 이끌어 준다.

성당종소리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주님의 은총에 감사한다. 주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순례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허락 하여 주심에 감사한다.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깨닫게 된다. 아침에 숙소를 출발하면서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로 나의 순례길에 “주님을 초대 합니다” 하고 초대의 기도를 드린다.

마을 마다 성당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에서 듣게 되는 성당의 종소리는 지금 걷는 순례길과 앞으로 걸어갈 순례길에서 나의 신앙적인 다짐을 더욱 굳게 하며 신앙생활의 새로운 활력을 재 다짐하게 된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해서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 오늘도 무사히 순례길을 마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심에 감사하며 오늘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둘레길에 재충전을 기원하기도 한다.

잠자기 전에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는 자면서도 주님의 은총에 감사하게 된다.

감사의 종소리로 오늘을 마치게 된다.

순례길에서의 성당의 종소리는 나의 순례길의 시작이며 끝이다

순례길의 성당의 종소리는 ‘나를 통해서 주님의 뜻이 표현되길 기도 하는 나의 마음’을 알려 주는 의미의 종소리이다.

<순례길의 풍광>

숙소에서 어둠을 손전등에 의지하며 마을을 나오자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우리를 보내는 종소리( 6시 30분)인 듯 내 마음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주위가 어두운 아주 이른 아침인데도 아름다운 각양각색의 새소리는 정말로 아름답고 정겹고 감미롭기까지 하다. 우리를 축복해 준다.

많은 새들이 여기저기서 노래를 하듯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귀니 그 소리는 글로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 정말 맑고 고운 새소리는 순례길에서만 들을 수 있는 아름답고 정겨운 소리다. 평화롭고 운치 넘치는 풍광이다

많은 새들이 어두운 새벽부터 우리가 떠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 축복해주는 듯 큰소리로 지저귄다.

아무튼 천국이 따로 없는 듯하다.

특히 넓은 평원의 종달새 소리는 초등학교 시절에 들어보고 오랜만에 듣는 정겨운 소리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치, 오염되지 않은 환경이기에 종달새를 볼 수 있다. 부럽다. 숙소로부터 긴 길을 오솔길, 꼬불꼬불 시골길을 걷는다. 걷다가 긴 아스팔트 길로 이어진다.

지루하기도 하고 다리에 무리가 가는 길이다. 2km 정도 걸으니 첫 마을이 나오고, 그 후 흙길 자갈길로 이어진다. 긴 오르막 다음에는 평원, 다시 내려와서 들꽃 평원의 흙길을 따라 목적지에 도달하는 한다.

마을로 부터 멀리까지 나와서 cafe 소개 전단지를 돌리는 아주머니가 친절히 우리를 맞는다. 그 곳으로 찾아가서 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힘이 생긴다. 오늘 순례길에서 한국인 남녀를 만났다. 15일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독일 프랑스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오늘의 주제 2> 발

70년 동안 나의 몸을 지탱해 준 발에게 오늘 따라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순례길에서 다른 몸의 어느 기관 보다 더 중요하다.

발을 너무 혹사 시키는 듯하여 미안하다.

인간의 몸은 유기체다. 어느 한 부분 중요하지 않은 기관이 없다. 그런데 순례길에서는 발의 고마움을 더욱 느끼게 된다. 숙소에 들어오면 무엇보다도 발을 어루만지며 고마워하며 맛사지를 하곤 한다.

몸의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겠지만 발에 고장이 나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발에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줘야 어렵게 택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발이 순레길의 관건이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 하는 날까지 무탈하게 지탱 해 주기를 기도한다.

<발을 잘 관리하는 요령>

순례길에서 발을 잘 관리하는 요령을 나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았다

1. 신발에 신경을 쓴다.

가볍고 편안하고 발이 끼지 않는 신발

2. 출발하기 전 바셀린 크림을 충분히 바른다.

3. 면으로 된 발가락 양말을 신고 그 위에 면 등산 양말을 신는다.

4. 걸으면서 2-3 시간마다 한 번씩 양말을 벗고 바람을 쐰다.

이때 마사지도 함께 하면 좋다.

5. 그날의 걷기가 끝나 숙소에 돌아오면 찬물로 찜질을 한다. 근육도 풀어준다

6 .샤워 후 맨소래담으로 충분히 마사지 한다.

(발목, 종아리, 무릎)

이렇게 하면 발에 물집 또 생기지 않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 아버지/ 아들의 마음 나누기>

어제보다는 덜 아프다고 한다. 그래도 오전 한 두 시간 이후 고통을 호소하며 걷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참고 견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고통스러운 걸음으로 나를 앞세우려 한다.

내가 뒤에 가면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아버지를 보호하며 걷고자 하는 아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이다.

그래도 마음의 고리를 이어서 보호하려는 아들의 마음이 감동으로 와 닿는다.

“나를 의식하지 말고 사람들을 사귀고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떠냐?

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면 아들의 말은 이미 아버지와 같이 순례길을 걷기로 마음 먹었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접어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고맙지만 내가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여러 차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하지만 매번 돌아오는 아들의 말은 항상 똑같다.

오늘과 같은 현상이다. 그래서 짐이라는 부담은 접어두기로 하고 아들과 멋진 추억을 쌓는 쪽으로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