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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15)

423일 토요일 제12일차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 청원>

<기상>오전 6시

<출발>오전 7시25분

<도착>오후 12시

<걸린시간> 4시간35분

<출발----도착>

Atapuerca--------- burgos 21.5 km

<숙소> La Pension del Camino

<날씨>

날씨는 상쾌하고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하며 뭉게구름이 떠 있었다. 숙소를 나올 때는 추울 정도였지만 12시 쯤 소나기가 내렸다

<순례길 풍광>

진흙길 돌길 아스팔트길 의 연속이었다

들판 길을 걸을 때는 종달새의 소리를 들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듣고 요즘 처음 종달새의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업 되었다. 기후가 좋고 공기 물의 환경오염이 안 되는 나라이기에

종달새가 이렇게 살고 있을까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어진지 꽤 오래된 종달새 울음소리 정말 정겹다.

특전 미사 후 프랑스 에서 온 부부와 인사도 나누고 사진 촬영도 함께 하며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았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멋진 부부였다. 순례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부부로 기억 될 것이다.

<아버지/ 아들의 마음 나누기>

도시를 두 곳을 지났는데 곧게 뻗은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터덜대며 이를 악물고 그야말로 죽을힘을 다하여 참고 견디어 내며 걸었다.

설상가성이라고 할까 햇볕이 내리 쬐는 도시의 아스팔트길에 물마저 바닥났다.

도시를 지나며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아들의 제의를 들어주기로 했다.

fic 추방운동을 펼치는 나에게 햄버거는 가당치도 않은 음식인데 햄버거를 먹자는 것이다. 길가에 있는 맥도날드 햄버거 점에 들어갔다. 햄버거를 먹었다.

아들이 촬영하고 야단이다.

아들의 말인즉 아버지와 함께 햄버거 가게에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영상과 사진을 페이스 북에 올린다는 것이다.

올려도 좋다고 했지만 내심 꺼림직 했다.

20여년을 학생들에게 패스트푸드(F).인스탄트푸드(I) 카보네이트 드링크(C 탄산음료) 즉 F.I.C 관련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지 않는 운동을 펼치며 나는 몸소 실천하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 결심을 깨고 내가 먹는 모습(어쩔 수 없는 상황:배가 고파 쓸어질 상황)을 나를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그들에게 충격일 수 있기에…..

더구나 점심에는 스페인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burgos 대성당 앞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그곳은 한국의 신라면 밥을 파는 곳이다. 신라면과 밥을 먹었다.

이 또한 평소 같으면 상상도 못할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내일 있을 긴 순례길을 위해서 3사람이 함께 투숙하기로 했다 아들과 함께 하신 신부님 그리고 나 이렇게 3사람이 함께 잘 수 있는 호텔 부설 펜션을 숙소로 잡았다

4- 5일 함께 순례 길을 걷던 요꼬 일본인 아줌마와 헤어지는 날이다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순례길의 일정이 다르기에 이곳에서 헤어졌다

<오늘의 묵상 > 허영심과 교만

허영심의 발동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주위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준다.

성원을 보낸다.

잘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기도해 드릴께요.

부럽습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시간, 건강, 돈, 여유,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축복이요.

행운을 잡은 것이요

잘 다녀 오세요.

이러한 주위의 박수와 응원에 들떠 허영심에 차서 그리고 교만에 차서 순례길에 오른 것은 아닌가?

오늘 내내 반성한다.

끝나고 나서도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허영심을 가지고 교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살면서 허영심을 가지고 행동했던 점이 너무 많았던 것을 반성한다.

교만에 차 있었다.

교육계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성당에서 교만한 행동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았던가?

나 아니면 안 된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또 이렇게 행동하길 바라면서 가르치려고 했고

행동을 고쳐 주려고 했던 점 또한 교만의 발로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모든 교만한 마음, 행동 모습, 태도 등을 내려놓는다.

순례길 완주이후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더 고뇌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제 1> 물

물!

물의 소중함을 순례길에서 더욱 느낀다.

아무리 무거운 배낭일지라도 물은 반드시 필수품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물이 풍부하다

강물따라 냇물따라 도랑물 따라 순례길은 이어진다.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순례길이기에 더욱 그 맛과 멋을 느끼게 한다.

가는 곳마다 음수대에서 콸콸 나오는 물은 순례길을 풍요롭게 한다.

물을 하루에 2리터 이상을 먹어야 하는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통하는 묵시적인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다.

건강으로 이어지는 필수 사항이기도하다

 

물!

생명수라고 일컫는 물을 새삼스럽게 그 중요함을 느낀다.

오늘도 지고 가는 물로서 갈증을 해소하며 길을 걷는다.

물을 마시면 배낭의 무게가 줄어든다.

갈증의 해소로 활력을 불어 넣는다.

물은 두 가지 작용을 한다.

일거양득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일거양득을 체험하는 순간이다.

배낭의 무게를 줄여주니

순례길에서 물은 이처럼 귀중하고 주님의 선물 중에 최고의 선물이다

다행인 것은 스페인에서는 마음 놓고 자유롭게 물을 받아 먹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산티아고 순례길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순례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곳곳에 수도꼭지만 틀면 맑고 시원한 물이 콸콸 나오게 시설되어 있다.

스페인 정부의 배려다

순례길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만든 편리한 시설의 제1번으로 꼽는 것은 마시는 음용수대 시설이다

<오늘의 주제 2> 3단계의 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3단계로 구분해본다

1단계 Burgos 사귐 만남

2단계 메사터길에서 시작 : 나를 돌아보는 단계 또 다른 만남

3단계 마치는 단계

<오늘의 주제 3> 쉼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쉼은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육체적 활력을 찾는 길이다

정신적인 자유와 안정과 평화로 되돌리는 수단이다

9일에서 10일마다 break time가질 필요가 있다.

매일 진행되는 순례길에서 잠시잠시 쉼은 긴 순례길을 안전하게 그래도 고생을 줄이는 한 방법이기도하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무리하지 않게 완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는 쉼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간 중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어구적어구적 쩔뚝쩔뚝 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쉼의 운영에 미숙한 탓으로 겪는 고통의 산물이기도 하다.

인생길에서의 쉼도 마찬가지이다.

쉼이 필요하다.

이 순례길에서 나는 절실히 깨닫게 된다.

나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다. 그렇기에 쉼의 운영이 미숙 했었다.

이것은 나를 발견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느림의 미학을 배우고 쉼의 필요성을 깨달았으니 지금의 이 나이에서 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순례길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들>

웃음, 부엔까미노, 올라, 물, 새소리, 아스팔트 길, 내리막길, 시냇물, 상그리아, 빠에야, 성당의 종소리, 아름다운 꽃들, 푸른 평원, 초콜렛, 샤워, 샤워후 낮잠, 샤워후 맥주한잔

<순례길을 고통스럽게 하는 요소들>

맞바람, 통증, 배낭무게, 자갈길, 흙탕길, 오르막길. 비. 추위. 베드버그. 지평선.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순례길에서의 해돋이

 

순례길의 풍광
성당의 모습들
순례길의 풍광
성당의 모습

 

순례길의 풍광

 

성당의 모습

 

상그리아의 맛은 잊을 수 없다

 

 

순례길에서 만난 인상적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