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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27)

55일 목요일 제 24일째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청원>

<기상>오전 5시 36분

<출발>오전 7시

<도착>오후 3시 50분

<걸린시간> 8 시간 50분

<출발----------도착>

Ponfer rad----------------Trabadelo: 32. 5km

< 날씨>

9시 현재 15 도c의 기온으로 포근하다

하지만 흐린 날씨로 내일부터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숙소 알베르게>Crispeta

Trabadelo초입에 있는 알베르게로 2인실 44 유로에 쉬기로 했다.

 

<순례길의 풍광>

도심을 지나오면서 아스팔트 도로로 이어지는 오늘의 순례길은 지루하고 다소 위험하다.

차가 많이 다녀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다.

도시의 길과 산길 농촌의 길로 이어졌다.

원래는 Bierzo까지 예정 하였으나 내일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9.5km를 더 걷기로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Trabadelo다

Trabadelo까지 가는 길은 차도 옆에 안전 보호대가 설치되어 있는 길이지만 차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이 길은 순례자들이 안전하게 걷도록 만든 길이라는 것이 그대로 들어난다.

Bierzo 까지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이곳까지는 얼마 없었다. 숙소 옆에 한국 라면을 판다는 Bar 가 있어 저녁을 먹었는데...

라면맛은 끝내준다.

나는 한 국에 있을 때 '라면'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았는 데 호기심 반, 빵에 질린 상태여서 먹어 보기로 했던 것이다.

신라면 + 김치 + 밥 , 짜빠게티+ 김치+ 밥은 정말로 환상적인 밥상이다.

김치는 주인이 스페인 사람인데 인터넷을 통해서 요리법을 직접 배워서 담았다고 하는 데 맛에는 별 손색이 없었다.

까미노친구연합(네이버카페)과 서로 제휴를 맺고 운영한다고 한다.

훗날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가 걷는 다음날 오던 사람들이 라면을 먹기 위해 이 집을 찾았는 데 쉬는 날이라 헛 탕 쳤다고 한다.

매우 아쉬워했다면서 순례자들 특히 한국 순례자들이 이 집을 그리워하며 찾는다고 한다.

 

<오늘의 묵상> 마음가짐

마음가짐에 따라 그 사람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

사물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신의 일에 대한 마음,

모든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우리는 여러 경우에 무엇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생각할 수 있다.

순례길을 걷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무척 궁금하기도 하다.

순례길을 지금 걷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나와 함께 하는 아들에 대한 마음가짐도 아울러 생각해 본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고, 기쁨에 찬 마음가짐을 가지고 또 무슨 일이나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생활 할 것을 기대한다.

“ 신념의 마력”이라는 책의 제목과 같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일의 성공 여부가 달라 진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마음가짐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며 기쁨에 찬 방향으로 갖기로 하였다

 

<오늘의 주제> 어린이

순례길에서 맞는 어린이날이다.

근 40여 년 동안 어린이를 위한 삶을 살아 왔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하여 고민하며 노력해 왔다.

그래서 바른 먹을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왔다.

또 대립토론을 연구하고 전파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다.

바로 어린이들이 배우고 익혀서 미래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린이는 어린이 다워야 한다.

어린이는 어린이로 대접을 받아야 하며, 어린이 자신들은 어린이답게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어린이를 보라.

어른을 따라하는 어린이, 어른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어린이로 변해 가고 있지 않은가?

물론 어린이들의 잘못은 아니다.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지만 어린이들이 그렇게 변해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의 3분의 2를 어린이를 위해 몸 바쳤기에 어린이날을 맞아 순례길에서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잠시 숙연해진다.

그들을 위해,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의 남은 인생을 다 해야 하겠다는 것이 오늘 생각의 초점이다.

 

<아버지/아들의 마음 나누기>

오늘이 24일 째 걷는 날이다

아들이 어려운 몸 상태이지만 아침에는 여유 있게 출발한다. 앞서서 걸어간다.

마음이 다소 놓인다.

걷는 모습이 견딜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아니 고통을 견디면서 걷고 있다.

말인즉 2-3년 후에는 결혼할 사람과 다시 오겠다는 것이다.(사실은 아들 부부가 지난해 결혼해서 신혼여행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왔다.)

이 말에서 지금 고통스러운 몸을 이끌고 참아가며 걸으면서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온 것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오늘은 원래 23.5km를 예정 하였다.

목적지를 얼마나 남겨 놓고 아들이 제안한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오늘 다음 마을까지 9.5km를 연장해서 걷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힘들고 어렵다는 아들이 먼저 제안 한다.

고맙기도 하다.

힘든 다리를 끌면서 걷고 있는데 연장하자고 하는 말은 자신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참고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내일의 있을지도 모를 어려움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고 동의하고 33 km를 걸었다.

몸 상태가 최악이라고 했지만 해냈다. 역시 순례길은 아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