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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34)

512일 목요일 31일째

<환희의 신비 5 감사기도>

기상 : 4:26

출발 : 6:28 / 도착 : 1:50 (7시간 22분)

Arzua -> Lavacolla (29.5km)

<날씨 > 출발할 때 비가 왔다. 온도는 8도. 11시경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숙소에 도착할 즈음에는 해가 나기 시작 한다 또다시 비가 오락가락 뿌린다. 6시 현재는 비가 오지 않음

<숙소> Hotel Garcas

<순례길 풍광>

시내에서 나와 처음은 헤멨다. 합류한 동네를 가로지르는 길은 시골길이다. 비온 후라 진흙탕 길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커다란 나무숲길, 큰나무로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는 순례길이어서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길이다. 걸으면서 폴란드에서 온 57세의 조셉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아일랜드와 폴란드 이중 비자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선교사로 일하면서 혼자 산다고 하는 분과 폴란드 이야기, 한국의 음식, 계절 등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재미있게 걸을 수 있었다. 나의 e-mail을 받고 연락을 주기로 했다. 오늘은 원래 19.5km코스이고 내일은 마지막 날 20km 코스다. 하지만 산티아고에 입성하는 날 여유 있게 걷기 위해 오늘 29.5km 걷고 내일 10km 만 남겨두기로 하고 걸었다.

<숙소 이야기>

Garcas Hotel 마지막 밤이기에 오늘은 숙소로 50유로짜리 호텔로 했다. 이곳에 호텔이 3곳이 있는데 마침 2인실 방이 3개 있다고 해서 미리 예약을 했기에 들어올 수 있었다. 방은 작지만 깨끗하고 교통이 편리하다. 찾기가 쉬웠다.

 

<묵상 : 순례자>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마지막 밤이다.

순례자라고 한다면

과연 나는 31박 32일 순례자로서 야고보 성인이 걸으셨던 길을 제대로 걸었는가?

마지막 전날 다시 생각해본다. 물론 성당을 출발하여 성당을 거쳐 성당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정성껏 있는 힘을 다하여 제대로 걸었다고 본다.

그러나 순례자였을까? 나는 나를 돌아보고 주님과 함께 하기를 기도하며 하나 더한다면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나는 완주 하였지만 과연 순례자다운 순례의 길을 걸었다고는 나 자신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다만 노력은 하였다. 이 노력이 앞으로 나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을 나는 확신한다.

처음에 출발 할 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의문점을 가지고 그래도 의미를 부여하며 걸었다.

걷는 내내 이 의문점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이제 하루 남겨놓고 순례자로서 생각에 잠긴다

순례자의 길을 정리해 본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을 다시 삶으로 돌아가서 삶의 방향과 삶에 대한 마음가짐, 신앙생활의 자세등에 많은 영향을 줄듯하다.

(변할지 모르지만...)

이 나이(71세)에 해냈다는 자부심

아들과 부딪침 없이 완주 했다는 만족감

아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는 점

아들이 아니었으면 해 낼 수 없었음에 아들에게 감사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된다.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기도하는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더 열심히 기도하며 베풀며 살아가겠다.

70세까지 나를 위해서 초등교육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살아왔다면 이제 70+1세부터는 남을 위하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순례길 풍광
순례길 표지석도 가지가지

 

구멍난 양말을 보니 가슴이 찡하네요
마무리 단게의 순례길이라 맛있는 음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