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35)

513일 금요일 32일째

<기도 : 빛의 신비 6 감사기도>

기상 : 3:26

출발 : 6:28 / 도착 : 9:50 (3시간 22분)

Lavacolla -> Santiago (10km)

날씨 : 흐리고 금방 비가 내릴 듯하다. 포근하지만 음침하다. 2시간쯤 걸었을 때 비가 내린다. 오후 늦게는 흐리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마지막 코스 내내 비를 맞고 걸었다.

<숙소 > 보스케 민박

 

<순례길 풍광>

이제 산티아고 입성하는 날이다.

주로 아스팔트길이다. Lavacolla 숙소에서 나와 (순례길 코스에서 약 200m 옆길로 가야하는 위치의 hotel 이었다) 순례길 코스로 접어들려면 200m를 되돌아가야 하지만 Hotel 앞에 있는 차도로 가면 순례길과 마주치게 되어 있어서 차도를 따라 걸었다.

걸어도 걸어도 순례길 표지는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가다가 차도에서 우회전하여 마을로 들어가는 큰길로 접어들어 가게 되면 순례길이 만날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걸었다.

계속 걸어가는 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30분 걸어도 순례길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아침시간이지만 지나가는 차에게 표시를 했다. 그랬더니 친절하게도 내려서 까미노 길을 안내해 주었다. 가르쳐 준대로 가다가 또 미심적어 차를 세웠다. 차를 운전하는 아주머니 또 자세히 알려준다.

가는 길을 확인했는데 잘 가르쳐 주었다. 묵묵히 걷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성당 종탑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성당을 향해 걸었다. 바로 순례길이 이른다. 기쁨이다.

아하! 바로 숙소에서 나와서 차도를 따라 걷다가 표지판을 지나쳤다.

차도에서 표지판대로 간다면 성당을 지나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잘못된 길로 갔다가 물어물어 찾아온 길은 성당이다.

성당을 들러 걸어야 한다는 주님의 지시인 듯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받아들이고 감사합니다를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른다.

그리고 산길을 따라 걷고 쭉 뻗은 순례길은 산티아고 입성을 예고 하는 듯 하다.

산티아고시 입구에 순례길을 축성하시러 오신 바오로2세 교황님께서 순례길을 축성한 기념탑이 있다.

도심 길을 따라 산티아고 대성당에 입성했다. 주님 감사합니다. 9시 50분입니다.

 

<묵상 : 마무리>

마무리를 잘해야 하겠다.

무슨 일이든지 마무리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 마무리하는 날이다.

들뜬 마음을 달래보지만 역시 잠이 일찍 깨어 여러 곳에 편지를 쓰고 오늘 있을 산티아고 입성을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6시 30분에 출발하여 차도를 따라 걸어가면 순례길이 닿도록 되었다.

한참을 가다가 길을 놓치고 말았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물어보니 까미노 길을 안내해 주더라.

한참을 가다가 다시 지나가는 차에게 신호하니 또 내려서 안내해주었다. 이렇게 3차례 물어서 가는 곳이 바로 성당을 지나가는 곳으로 순례길이 이어졌다. 깨달음이었다. 아하 성당을 들려가도록 인도하셨고 마무리를 정신차려 잘 마무리하라는 뜻을 깨닫도록 하여 주셨다.

다시 또 감사기도를 드렸다. 무슨 일이나 마무리를 잘하지 못하면 그일 전체를 망치는 일이 되곤 한다.

오늘은 산티아고 순례길 마무리하는 날이기에 이러한 깨우침을 주심에 감사 감사 드립니다.

 

<드디어 산티아고 순례길 775km 완주했어요>

주님 감사합니다.

발에 지간신경증으로 아픔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산티아고 순례길 775km를 완주 했다.

31박 32일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완주하고 순례길 완주증서를 받으며 생각했다.

이 일은 주님의 보살핌이 아니면 감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족한 내가 감사하는 이유를 피력한다.

오늘까지 대자대녀들이 미사 때마다 우리 부자를 위해 미사 봉헌하고 있다니 이 또한 감사하며 이 기도의 덕분으로 완주했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많은 지인들이 성원과 기도를 보내주었다.

특히 본당 신부님 그리고 나에게 기도를 보내시는 수녀님 그리고 가족의 배려와 성원이 아니었으면 해 낼 수 없었다.

시간, 돈, 여유, 용기, 필요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겠는가? 더 큰 도움을 받은 것은 32일 동안 매일 만나는 수많은 스페인 주민들이다.

그들은 순례자 길을 걷는 우리들을 환영해 주었고 우리에게 웃음과 인사 그리고 친절을 보여주었다.

오늘과 같은 경우에 이들이 까미노 길을 걷는 순례자들에게 배푸는 친절에 힘입어 하지 못할 것 같은 순례의 길을 마치게 된 것이다.

사랑하고 듬직한 나의 아들의 노고와 배려와 아버지를 끔찍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있었기에 나는 초능력적인 힘을 발휘하여 기적 같은 일을 해 낼 수 있었다. “아버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어 보실래요?” 라고 말 할 때부터 나는 감동을 받았지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설렘으로 가슴 뛰었다. 이렇게 해 냈다고 생각하니 더욱 아들에게 고맙다.

도착하여 하늘을 향해 “주님! 해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련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다는 것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작품이지 나만이 한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까미노와 향로미사>

행로미사와 나의 순례길 완주는 무슨 관련성이 있을까?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기념 미사이며 축하미사이기도한 12시 미사를 드리면서 아들과 나는 그동안에 고통과 피로가 한꺼번에 밀물처럼 몰려와 잠시 말이 없었다.

나는 오직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들은 족저근막염 나는 지간신경증 치료를 받다가 왔기에 더욱 감회가 어린다.

이를 기념하고 축하해주는 미사 후 향로로 축성해주는 행사가 있었다. 산티아고 대성당의 특색이기도 한듯하다.

순례길을 걸어서 산티아고까지 오신 모든 분들을 위로하며 축하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이렇게 축하를 받아도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순례길을 걷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문제이고 개인이 극복해야하는 것이지만 완주를 축복해 주고 완주를 기뻐해주는 모습에서 더욱 겸손해 지고 싶고 돌아가신 성인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꽉차있다.

 

<마지막 날에 주님 체험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주님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한다.

기쁜 마음에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그저 빨리 산티아고 입성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아니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일찍 어둠을 뚫고 순례자 증서 발급사무소에 남보다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지 않고 완주증을 발급받기 위해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차도로 걸어가면 순례자 길과 만나기로 되어있다.

아무리 가도 순례자 길과는 만나지를 않았다.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이때 왜 기도를 드리지 못했을까? 차도에서 나와 방향을 예측하고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얼마쯤을 가도 순례길은 나오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지나가는 차에게 손짓을 했더니 한 차는 그냥 지나쳤다. 이른 아침이라 지나가는 차는 별로 없었다.

5~10분에 한대씩 지나갔다.

다시 용기 내어 다른 차를 세웠더니 내 앞에서 서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 듯 했다.

스페인 말을 모르는 우리 부자는 “까미노”하였더니 길을 잘 몰라 이러는구나 알아차리고 손짓과 스페인 말로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어 감사 감사 인사를 나누고 가르쳐준 길로 열심히 걸었다.

얼마쯤 가다가 갈래길이 나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차를 세워 물었더니 역시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아주머니에 또 감사하며 다시 걸었다.

마지막 세번째 다른 차를 세워 확인을 하니 어김없이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는 것이다.

바로 스페인 사람들의 친절성 아니 “까미노”에 대한 스페인 모든 주민의 이해도와 순례자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바르고 안전하게 가도록 협조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모습은 32일 동안 늘 어느 곳에서나 느끼고 감동 받아왔다.

세 번째 차를 보내고 앞을 보니 바로 먼 곳에 성당 종탑이 우뚝 서있는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곳으로 가는 길이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나는 길이다. 아니! 우리가 성당을 들러서 기도하고 가도록 하시는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하였다. 성당에 들러 문은 닫혀있지만 기도하고 사진 찍고 순례길로 접어들어 걸어가니 바로 우리가 지나간 차도를 건너게 되어 있고 바로 그 곳에 순례길 표지가 서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어이가 없어 멍하니 서서 할 말을 잊고 있었다.

그 앞을 지나갔다. 작지도 않은 표지판이다. 만일 차도로 오다가 이 표지판을 보고 순례길로 갔다면 성당을 들리지 않는 길이다.

어이가 없다. 아들은 그렇게 실수 없이 여지껏 정확하게 길을 잘 찾던 네비게이션과도 같은 아들마저 실수를 했다고 스스로 짜증을 내며 왜 내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몹시 괴로워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들에게 바로 주님의 뜻이 아니겠니?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침착하게 가라고 하시는 뜻이란다.

그리고 성당을 들러서 가라는 뜻을 엉뚱하게 지나쳤으니 30분을 소모하며 헤메어서라도 성당에 들러서 가라는 뜻이란다 했더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 주님의 뜻일까요?

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이 순례길 마지막 날에도 주님의 뜻은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싶다.

이렇게 말해도 될까요? “주님 이렇게 말하는 저를 용서하소서.”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

바오로교황님의 산티아고 방문기념 탑
순례길 완주증
완주후 파티장면

 

완주후 민박집에서 파티했어요
완주후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와 따님과함께 축하케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