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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길위의 사람!! 행복해요 건강해요

걷는 사람의 마음은 아름답다

산티아고순례길에서

걷기 운동이 가장 좋은 운동임을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나는 1997년 8월 27일 이후 매일 5~6km를 걷고 있다. 요즈음은 늘려서 8km를 걷는다. 

아마도 그 덕에 산티아고 800km 순례길도, 지리산 종주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잠시 나의 걷기 경력을 소개하여본다.

1) 지리산 둘레길(2012년 12월 1일~2013년 11월 23일)
지리산의 대소동인가, 젊음+지공도사의 건강 과시인가? 
와! 해냈어요.
2012년 12월 1일 지리산 둘레길 걷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1년 만에 지리산 둘레길 274km 걷기 드디어 11월 23일 토요일 대단원의 종지부를 찍었다

 

2) 산티아고 순례길(2016년 4월 11일~5월 12일)
31박 32일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고 나서 지인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걷고 나니 무엇이 달라졌나요?”
또 하나의 도전을 마쳤다. 필자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좀 더 한 살이라도 젊어서 걸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그래도 또다시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기회를 만들어 다시 갈 것이
다. 70평생을 살아오면서 잘한 일이기에 가능하면 다녀오기를 권장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출판 예정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를 보면 
좋겠다.
아버지는 40여 년 동안 교육자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70대이고 아들은 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순례길을 다녀 온 30대 젊은이로서 ‘아버지와 아들의 마음나누기’를 중심으로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펼쳤다. 

 

3) 삼청산과 황산 트레킹(2017년 8월 31일~9월 4일)
중국 삼청산, 황산 트레킹은 가을에 떠나기 좋은 중국의 명산 중에서도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중국에는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는 명산들이 많은데 중국의 삼청산과 황산은 그중에서도 관광과 등산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곳이기에 트레킹하려고 7명이 팀이 되어 다녀왔다.

 

4) 한라산 등반(1994년, 2002년, 2015년, 2018년)
2018년 1월 28일 한라산 등반일이다. 전날까지는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들뜬 기분으로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니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컴컴한 새벽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눈발이 날리는 것이 아닌가?
4번째이기는 하지만 73세의 나이에 한라산 등반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며 긴장하고 있는데 눈이 내리다니….
6시경 출발하는데 함박눈이 퍼붓기 시작하더니 제주도의 눈은 장난이 아니다.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짧은 시간에 차에 
체인을 감지 않으면 운행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간다. 언덕이 많은 도로이기에 교통을 부분 통제하거나 체인 없이는 다니지 못하게 하였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전날 점검을 했기에 갈 수 있었다. 어렵게 성판악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등산객으로 대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눈이 거의 무릎까지 쌓였지만 등산객으로 인해 눈길은 잘 뚫려 있어 등산에는 별 지장 없이 아름다운 눈경치를 감상하며 멋진 등반을 할 수 있었다.
한라산 동쪽 코스인 성판악 탐방로로 한라산에 올랐다가 관음사 탐방로로 하산하였다.

 

5) 천왕봉 등반(2004년, 2013년, 2018년)
2013년 12월 초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로 하고 날짜를 조정하는 시간이다.
내가 오를 수 있을까?
더구나 눈 오고 추운 겨울 날씨에 이 나이에 이 몸으로 오를 수 있을까?
주위의 동료들의 권유로, 떠밀림으로 날짜를 12월 14일로 결정하였다.
다른 모든 일에 자신을 갖는 나이지만 이 일은 끊임없이 망설여진다.
통천문(하늘로 통하는 문)에서 천왕봉 정상까지는 5.4km, 동료들이 천천히 나의 속도에 맞추어 걷겠다는 것이다. 
약 4시간을 목표로 걸으면 무난할 것이라는 대장의 말이다.
1km까지는 그런대로 앞에 서서 잘 걸었다.
많은 등산객들도 함께했다.
점점 힘이 들기 시작하더니 정상 1.4km 남기고는 내 발이 
이렇게 무거울 줄이야!!!!
한 발자국을 떼어 놓기가 힘들었다.
숨은 턱밑까지 찼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속으로 다짐하기도 하고
이 나이에는 무리인데…??
그래도 정상에 서면 또 다른 쾌감이 있겠지.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아버지의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
들…
정말로 오만 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은 꽉 차고…
그래도 해보자.
뒤에는 이희상 프란치스코 대장과 유현 파스칼이 계속 나와 
보조를 맞추며 걷고 있었다.
미안하기도 했다.
정말로 죽을힘을 다해 한 발 한 발 내딛지만… 
가다 쉬고, 가다 쉬고… 연속되었다.
개선문을 통과하고 천왕샘에 다다라 맑은 찬물을 한 바가지 
마시니 기운이 저절로 솟아나는 듯했지만… 
다시 열 발자국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개선문 이후 거의 80도 경사를 오르기에 최후의 남은 나의 힘을 다하였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다리의 힘은 모두 소진되었지만 천왕봉 비석 돌을 껴안고 해냈음을 확인했다.

 

6) 지리산 종주(2018년 6월 1일~6월 2일)
나에게는 한없는 꿈이었다.
해보자 아니다 접자, 수십 번 마음이 오락가락하였다.
나의 의지와 체력 용기 결단 인내를 시험하는 일대 사건으로 나는 생각한다.
지리산 둘레길 274km를 완주하였고 한라산도 오르고,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도 완주했지만 그래도 지리산 종주를 한다는 것은 쉽게 여겨지지 않는다.
초조하고 설레고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더구나 2박 3일이면 해 볼만하지만 1박 2일은 그저 힘들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나이가 7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움츠러듦은 어쩔 수 없었다.
같이 가는 사람들이 용기를 불어넣는다.
한번 해 보자!
6월 1일 오전 2시 45분에 집에서 나섰다.
구례에서 3시 40분 노고단행 버스를 타야 했다.
3시 30분에 구례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밤차를 타고 온 동행자 이희상 프란치스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리산 종주를 6~70번 이상 했고 무박종주도 몇 차례 했던 산행의 달인이다. 마음이 놓인다.
이희상 프란치스코 보살핌으로 지리산 둘레길도 완주하였고, 눈 덮인 지리산 천왕봉 등산도 했던 터라 어쩐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힘이 생겼다. 
차에 오르니 산행을 하기 위해 2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아!
이렇게 지리산 종주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종주는 이렇게 출발하는구나.
더욱 가슴이 설렌다.
해보자. 
단단히 마음을 다진다.
4시 17분에 성삼재에 버스가 도착하였다. 
초조하고 설렘으로 굳은 몸을 풀었다.
손전등 불을 밝히며 걷기 시작한다.
초반의 길은 아름답고 걷기 좋고 편안한 둘레길 정도라고 할까.
그러나 닥쳐올 험난한 길, 오르막길,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긴장하며 걷는다.
임걸령 샘물에 다다르니 최상의 기분이다.
날씨는 최상이고 햇볕도 가려진 그늘 속을 걷는 길이기에 너무 행복했다.
그러나 그런 기분은 잠시.
오르기 시작하고 돌길, 바위길 계단을 걸어야 하고 내리막과 오르막길, 안전한 길과 험한 길이 다양하게 나에게 닥쳐온
다. 그러나 이 길을 누가 걸어 주는 것은 아니다.
내가 걸어야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종주를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종주하고 쓴 글들을 읽어 본 터라 더욱 긴장이 되었던 것
이다.
힘들고 숨을 몰아쉬며 걷다가 잠시 쉬면 함께 기다려주는 동행자들이 있어 다시 기운을 내어 걷곤 하였다. 

첫날 목적지 세석산장에 오후 6시에 도착하였다. 결국은 나 때문에 2시간 정도 늦게 도착한 셈이다. 

지친 다리를 끌고 산장에 도착하니 많은 산악인들이 즐기며 식사를 준비하는가 하면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 팀도 간단히 땀을 정리하고 꿀맛 같은 저녁 식사를 하였다.
이제 국립공원에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하였다.
동료들은 별을 보러 숙소에서 나갔지만 난 다음 날이 걱정되어 다리, 발 마사지에 돌입하였다.
다음 날 드디어 천왕봉에 이르는 아주 어려운 코스를 맞는다.
처음부터 오르는 길이다.
막판에는 죽을힘을 다해 오르는 급경사 오르막길. 
3번째 오르는 천왕봉이지만 갈 때마다 기분이 다르고 기쁨이 다르게 느껴지는 천왕봉이다.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사방의 경관은 이루 글로 표현할 수 없다.
쾌감 또한 표현할 수 없다.
나만이 느낄 수 있다.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누구에게 전
하고 싶다.
언제 또 올 수 있겠는가 생각하니 더욱 머무르고 싶다.
날씨마저 우리에게 축복을 내리는가 보다. 아주 맑고 깨끗하고 상쾌하며 최상의 날씨였다.
감사! 감사하는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해냈다는 성취감 영원히 기억하리라. 

 

7) 탈핵희망 국토 도보 순례(33일 650.3km)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는 일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겨울에 650.3km를 33일 동안 걷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 예상은 된다. 몸과 마음, 건강, 시간, 용기, 참을성이 따르는 일이다. 
나이 74세로 과연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야 하겠다고 결심한 나에게는 나만의 이유가 있었다.

순례길에서 닥치는 아니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순례길이라고 명하고 
걸었다. 
① 추위와 바람 ② 잠자리의 고충 ③ 먹을거리 ④ 걷는 고통 ⑤ 자기와의 싸움 ⑥ 해 보겠다는 의지의 소실 ⑦ 뜨거운 햇볕 ⑧ 찻길의 매연 ⑨ 달리는 차량에 대한 위험성 ⑩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서 몸이 받는 고통 등 우리가 참아내야 하는 어려움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참아야 하는 일들이다. 

미리 예측했던 일이고 이를 참아내지 못할 것 같으면 애초 시작을 안 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성원은 우리의 힘을 돋구어주었다.
순례를 하면서 끊임없이 기도를 바친다. 순례 중 주변 사람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아 에너지를 충전하며 걸었다.
후원금을 주시는가 하면, 도착지 성당의 신부님, 교우들의 환대도 그렇고, 흙살이 목사님의 집밥 대접, 길 가던 자매님이 
우리를 만나 차 대접을 해 주시는가 하면,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추위에 고생한다며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라고 손에 돈을 쥐어주던 그 모습, 식사 제공, 잠자리 제공, 간식 제공 등 이루 말로 나열하기 힘들지만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며 우리의 힘을 돋아준다. 그러기에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며 끝까지 순례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한라산등반후 제주도 일주를 하고 영광에서 임진각까지 650.3km를 걸었다

이상이 나의 대표적인 걷기 경력이다

걷는 사람의 마음은 아름다웠다.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서 느낄수 있고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걷기를 하면서 나는 3:3:3의 원칙을 알아냈다.
3은 걷는 운동은 습관이 되어야 하는데 처음 3일이 문제다.
갈등을 겪을 수 있다.
3일이 지나면 그 다음은 1주일이, 그리고 2~3주이다, 그래서 3주일을 참고 계속해야한다.

다음은 3개월이 습관으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중도 포기냐는 관건이다. 

3개월만 지나면 그 시간만 되면 자동으로 집에서 나가게 된다.
바로 습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3:3:3의 원칙으로 걷기를 습관화 할 수 있다
그 고비를 잘 넘겨서 걷기를 생활화해 보자.
그야말로 추우나 더우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와 관계 없이 걷는다.
정말로 좋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고 했다. 특히 은퇴 후의 건강은 누구나 잘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