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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山박보영 이야기/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아들의 마음나누기(21)

 

429일 금요일 제 18일째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청원>

<기상> 오전4시 20분

<출발>오전 6시 28분

<도착> 오후 2시 5분

<걸린시간> 7시간 37분

<출발------도착>

Rreliegos ----- leon: 26km

미사는 leon 대성당에서 오후 6시 미사에 참석하였다

<날씨>

맑고 무덥다

<숙소>

오늘의 숙소는 옛날에 왕궁을 개조하여 호텔로 만든 Paradores 호텔에서 관광 숙박을 하기로 했다.

숙박비는 215 유로에서 순례자에게는 할인하여 130유로 받는다.

쉬는 날 없이 잘 걸었다. 18일을 걸었기에 하루는 편히 쉬어보자.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아내를 5월 15일에 만나기로 했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먹고 관광숙박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아들이 인터넷으로 찾아 멋진 호텔을 예약 했다. 마침 순례자들에게는 거의 40%를 할인해 주었다. 순례자 여권을 제시 해 주면 할인해 준다. 순례자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모처럼 호화로운 경험을 하였다. 시설도 좋고 분위기 최상이었다. 분위기 있는 욕실에서 푹 쉬고 나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쫙 플렸다.

 

<순례길의 풍광>

마을을 지나지만 차도를 따라 만들어진 순례길이다.

대평원을 걷는 3일째 순례길이다. 흙길이어서 좋았지만 이어지는 자갈길은 발을 몹시 피곤하게 한다.

그러나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소리에 발을 멈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대도시 leon에 도착 한다.

leon에 들어와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순례길,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순례길을 안내하는 표지는 정성껏 만들어져서 쉽게 찾아서 갈 수 있도록 땅 보도 블록에 박혀 있거나 벽에 붙여 있다.

나무에, 전신주에, 표지 목에 잘 표시되어 있다. 순례자들에게는 더없이 고맙기만 하다.

지역 도시마다 재료도 다르다. 그것만 보아도 지역마다 관심 정도, 돈을 투자한 정도를 금방 알아 볼 수 있다.

8 - 9 km를 도시 중심을 관통하는 길이 인상적이다

 

<오늘의 묵상> 갈등

여러 가지 갈등이 있다.

생활 속에서의 갈등

가족과의 갈등 사회적인 갈등

그러나 이 갈등을 잘 풀어 갈 때 앙금은 없어질 것이지만 풀리지 않을 때는 앙금으로 남아서 나중에는 불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는 사람들의 능력,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늘 긍정적으로 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아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살곤 한다.

신앙적인 갈등에서도 비슷하다. 주님이 계시는가? 아닌가?

천주교의 여러 가지 형식들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식들이 아닌가?

왜 형식들에 얽매어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가?

가끔 이런 갈등으로 나 자신을 괴롭게 한다.

순례길에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가에 대한 갈등

또는 주님이 계시다. 계시다. 마음으로 다짐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내가 스스로 자성적인 다짐에 다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가족과의 갈등 또한 긍정적으로 잘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순례길을 걸으면서 많이 고뇌 하게 된다.

갈등을 긍정적으로 풀고 그것을 푼 후 마음에 앙금을 없애야 한다.

오늘 순례길을 걸으면서 다짐하고 다짐한다. ‘갈등을 푸는 지혜를 주십시오.’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며 걷는다. 사회적 갈등이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해결되어서 불화가 없는 평화로운 사회에 주님의 뜻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갈등은 반드시 평화를 결과로 나올 때만이 우리 사회는 발전하게 된다.

갈등은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서로 풀어 가려고 노력하여야만 평화가 오게 된다.

열린 마음, 열린 마음 하지만 정말로 갈등을 극복하고 풀어 가는 데는 반드시 열린 마음과 인내와 노력이 함께 하여야 풀린다는 것을 이 순례길을 걸으면서 깨닫게 된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버지/아들의 마음 나누기>

목표를 세우니 잘 걷더라.

오늘은 힘든 아들을 위해서나 나 자신을 위해 내일 (30일)은 Leon에서 쉬기로 한다. 아들과 합의를 하였다.

오늘은 걷고 내일은 좋은 곳에서 쉬면서 재충전하자고….

저녁도 조금은 괜찮은 곳에서 관광으로 스케줄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래서 호텔은 Paradore 로 마음을 굳혔다.

저녁은 중국식 뷔페 wok에서 하기로 했다.

아들은 즐거워 한다. 오늘 출발이 순조로웠다. 아들은 자는 곳, 먹는 곳에 따라 기분이 크게 좌우 된다. 기분이 격양 되어 스스로 흥분하는 눈치다. 걷는 것도 매우 활기차다.

26km 걷는 일정에 조금도 지침 없이 더구나 발목 고통을 쉽게 참아가면서 걸었다.

바로 이거다.

“목표가 있으니 (확실하고 좋은) 힘이 생긴다. 열심히 걷는다.

아들의 모습에서 인생의 삶을 생각한다.

목표가 뚜렷하고, 분명하고, 그리고 실천 가능할 때 현재의 삶과 행동이 활기차며 어떤 어려움과 고통도 참아가며 잘 해 낸다.

순례길에서 아들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아들의 삶의 목표와 비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순례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오늘의 주제> 스페인의 햇빛, 물, 공기, 새소리

이토록 맑은 하늘, 햇빛, 공기 그리고 아름다운 새소리를 접해 본 적이 있는가?

스페인이라고 하는 나라는 하느님의 축복이 내려진 나라라고 순례길을 걷는 내내 느끼게 된다.

그 느낌과 감동을 어떻게 글로 정리 할 수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아쉬워 글로 표현하고자 한다.

정말 맑은 햇빛!

고국의 여러 지인들에게 사진으로 담아서 보내며 그저 감탄! 감탄! 감탄 하고 있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하늘을 본다. 맑은 하늘을 보며 나의 더러워진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려고 한다. 저 하늘의 깨끗한 햇살,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와서 보아야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주님의 은총이다라는 말 이외는 아무런 말로도 표현 할 수 없다. 나는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물은 어떠한가? 물이 얼마나 풍부하고 깨끗한 지 순례길의 생명의 수라고 말한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음수대에서 꼭지만 틀면 그냥 먹을 수 있는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콸콸 흘러나온다.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면 마실 수 있게 설치되어 있다. 스페인은 어느 곳 어느 장소에서 수돗물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물, 물 ,물

흐르는 강물

농수로 물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

정말 풍요롭다

스폐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물 따라 걷는 길이다.

물이 우리와 함께하는 동반자다

축복 받은 스페인, 축복 받은 순례길, 물은 우리를 더욱 흥분 시키고 흡족하게 만든다.

 

맑은 공기!

순례길 내내 나는 코에 이물질이 전혀 없었다. 고국에 있을 때는 코에 끼는 이물질 때문에 무척 괴로워하고 가끔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순례길을 걷는 기간 동안 전혀 느끼지 못 했다. 맑은 공기, 오염 안 된 자연 때문일 것이다.

이에 한 가지 더 한다면 새소리!

이른 아침에 아니 어둑컴컴한 새벽에 야밤 도주 하듯이 알베르게를 나서면 반기는 것은 각양각색의 새들의 아름다운 지저귐 소리들이다.

넓은 평원은 지나거나, 산 속을 지나거나, 오솔길을 지나도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들의 지저귐으로 만들어내는 교향곡은 아름답다. 그때 그때마다 새들은 각각 다른 곡들을 연주하며 되풀이 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새 소리는 우리의 고통스럽고 힘든 순례길을 축복해 주며 달래준다.

어느 때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멍하니 새 소리를 들으며 머리 속을 텅 비우고 새소리에 심취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면 어느새 피로가 날아간다. 이 모든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매력 포인트들이다. 그래서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 길을 걷고 또 걷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40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걷다가 정년퇴임하고, 대립토론 교육을 전파하는 70대 교육자)

(아들/호주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접고, 아버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30대 젊은이)